▲ 지난 5월 ‘2017 보은단오장사씨름대회’ 일반부 단체전에서 연수구청 씨름단 소속 성현우 선수가 동작구청 씨름단 소속 선수와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인천시 연수구 제공>
▲ 지난 5월 ‘2017 보은단오장사씨름대회’ 일반부 단체전에서 연수구청 씨름단 성현우 선수가 동작구청 씨름단 소속 선수와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인천시 연수구 제공>
씨름은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전통 체육 종목 중 하나다. 하지만 명절 등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인천 역시 12개의 씨름선수단이 운영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씨름 전용 경기장 하나 없을 정도로 관심 밖이다. 이 같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팀이 있다. 바로 1996년 1월 창단한 인천시 연수구청 소속 씨름단이다.

올해로 22년의 역사를 가진 연수구청 씨름단은 창단 5개월 만에 제50회 전국씨름선수권대회 일반부 단체전 3위에 오르며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그해 제10회 전국시도대항장사씨름대회에서는 일반부 단체전 3위, 개인전 청장급·용사급·장사급 1위 등 파란을 일으켰다. 이후에도 회장기전국장사씨름대회, 전국체육대회, 대통령배 전국씨름왕선발대회, 설날·추석장사씨름대회 등 매년 전국대회를 휩쓸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금은 한대호 감독과 길준영 코치의 지도 아래 인천 지역 씨름 저변 확대와 홍보에도 기여하고 있다.

한 감독은 지난해 11월 새롭게 감독직을 맡은 후 선수들에게 성적에 연연하기보다는 지역주민들과 씨름을 통해 소통할 것을 주문했다. 또 선수단 분위기를 활기차게 변화시키고, 지속적인 대화를 통한 동기부여도 잊지 않았다.

선수들은 생활체육대회 등에서 멋진 기술을 선보이거나 ‘씨름 호신술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과 교류했다. 이달 말 열리는 능허대축제에서도 주민들을 위한 씨름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유치원 씨름대회’ 등 지역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씨름을 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씨름 경기장에서 사용하는 모래는 일반 공사용 모래가 아니라 동해안의 규사로 소독을 거친데다 촉감이 좋아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도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주민들과의 교류를 통한 호응 덕분에 대회 성적도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있다. 지난 4월 학산배 전국장사씨름대회에서 일반부 단체전 2위와 개인전 용장급 1위·경장급 3위 등의 성적을 거뒀다. 5월 열린 ‘2017 보은단오장사씨름대회’에서는 장현진이 연수구청 씨름단 소속으로는 처음으로 태백장사가 됐다. 창단 22년 만에 거둔 쾌거다.

최근에는 연수구가 씨름 전용 경기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씨름진흥법 제정 등 선수단의 사기를 북돋울 수 있는 환경도 점차 조성되고 있다.

한대호 감독은 "그동안 저변이 확대된 것에 비해 미흡했던 선수들에 대한 환경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며 "성적뿐 아니라 주민들도 씨름을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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