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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덕우 인천시 역사자료관 전문위원
최근 인천시 유형문화재 제1호인 조선시대 인천도호부 관아의 옛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이 발견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졌다.

 그간 인천을 소개하는 ‘읍지’나 고문헌 그리고 ‘화도진도’라는 지도를 통해 관아의 설립시기와 공간 배치, 규모 등을 알 수 있었지만 사진이라는 근대 자료로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조선시대 관아 건물의 훼손 시기를 1910년 이후 일제강점기 초기라고 보면 ‘화도진도서관’에서 수집 공개한 사진은 근 100여 년 만에 발견된 것으로, 지역사 연구에 활력을 불어 넣기에 충분했다. 백문이 불여일견으로 그만큼 자료 수집의 중요성을 돋보이게 하는 사례였고, 얼마 전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지를 알려주는 ‘조계지도’ 발견과 비견되는 쾌거라 할 수 있다.

 인천도호부 관아가 언제 설립되었는지는 아직도 분명하지 않다. 단지 세종2년(1424)에 이미 객사가 존재했다는 문헌 기록이 있어, 그 이전 어느 때에 건축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며 이후 숙종3년(1677)에 객사 지붕의 기와에서 명문(銘文)이 발견됨에 따라 ‘중수(重修)’됐음을 확인하는 정도이다. 그러다가 병인양요, 신미양요를 거치던 1871년의 기록에서는 "향청 13칸이 무너져 단지 4칸만 남아 있고, 군관청 7칸이 무너져 폐허가 되었다"고 했다.

 그러던 것이 1899년의 ‘인천부읍지’에는 객사와 동헌, 향청과 군관청 등의 규모가 원래의 모습대로 소상히 밝혀져 있어, 어떤 과정을 통해 본래의 모습대로 환원되었는지 저간의 사정이 궁금증을 더욱 유발시키고 있다.

 조선왕조 지배체제의 상징이었던 관아는 일제의 야욕이 첨예화되면서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인천은 1914년 행정구역의 개편을 통해 현재의 중구 동구 지역만 ‘인천’으로 남게 됐고 나머지 지역과 부평을 통합해서 ‘부천’을 만들어냈다.

 인천도호부 관아가 있던 현재의 남구 문학동은 신설된 부천군으로 편입됐고 인천도호부 관아 역시 바뀐 행정구역에 따라 그해부터 ‘부천군청’으로 사용됐다가 1917년 ‘부천공립보통학교’로 바뀌었다. 조선시대 이래 ‘관청’으로 사용됐던 건물들은 일제의 조선왕조 흔적 지우기의 일환으로, 대부분의 객사는 새로 제정된 학교령(1908년)에 따라 소학교 교사로, 동헌은 면사무소나 경찰서 등의 건물로 변경됐던 것이다. 거기에 더해 그 외형적 모습까지 훼손되어 진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1922년 부천공립보통학교는 일본인 교장의 한인 교사 및 한인 학생에 대한 민족모욕과 차별에 대해 항거하며 동맹휴학에 들어가는 등 민족학교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그후 1936년 인천 부역(府域)의 확장에 따라 이 지역이 부천에서 다시 인천으로 흡수되면서 1937년 ‘문학공립보통학교’로 명칭을 바꾸게 됐다. 그리고 2017년 올해로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학교로 성장하고 있다.

 인천도호부 청사는 1998년 10월부터 문학경기장 맞은편에 민속마을 조성의 일환으로 재현을 위한 공사를 시작해서 2001년 10월 시민의날 개관했다. 원래의 자리는 아니었지만 조선시대 관아를 체험할 수 있는 현장으로서 1만1천여㎡ 부지에 총면적 420여㎡ 규모의 객사(客舍)·동헌(東軒)·공수(公須) 등 7개 건물로 재현됐고,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장소가 됐다.

 2016년 문학초등학교 다목적강당의 보수공사를 진행하던 중 옛 인천도호부 청사의 존재를 알려주는 축대의 석렬(石列)과 유물이 발견됐다.

 또한 고려시대의 막새와 기와 편 및 청자 편 등이 출토돼 이곳 문학동이 고려시대 이래 인천의 읍치로서 기능했음을 확인시키는 부수적인 성과도 있었다. 현재는 문화재청의 매장문화재 보존조치 통보에 의해 공사를 중단하고 원래의 모습대로 보존하고 있는 상태이지만, 옛 인천도호부 관아 터였던 문학초등학교 및 그 일대에 관한 관심은 증폭될 수밖에 없었다.

 향후 이 일대를 ‘관아마을’로서 지속 발굴토록하고 나아가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하면 인천의 역사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문화재 향유권 신장과 지역발전에 기여될 수 있는 체계적인 계획이 선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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