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검정고시.jpg
▲ 검정고시 접수장. /사진 = 기호일보 DB
고졸 검정고시가 내신성적 확보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

고졸 검정고시가 고등학교 재학생보다 내신에 상대적으로 유리해 일부 대입 수시전형 지원자들이 학교를 중퇴하고 검정고시에 뛰어들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7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치러진 1·2차 고졸 검정고시의 10대 지원율은 각각 88.1%와 84.4%, 합격률은 70.7%와 68.9%다.

10대 지원자 비율이 이처럼 높은 것은 유리한 내신성적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반고에서 3년간 각종 시험과 출결 등을 종합해 내신을 반영하는 것과 달리 고졸 검정고시는 평균 고교 1학년 수준의 낮은 난이도에 합격 후에도 또다시 볼 수 있고 수험 과목 변경도 가능하다. 등급을 높이기 위해 자신에게 유리한 과목을 선택해 가장 높은 점수를 선택할 수 있어 그만큼 대학 진학이 쉽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실제 인천 지역의 한 검정고시 학원에서 만난 A(19)씨는 과목을 바꿔 가며 2년간 세 차례에 걸쳐 검정고시에 응시했고 그 결과 평균이 10점 이상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고졸 검정고시가 본연의 목적과 달리 손쉬운 대학 입학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 따라서 3년 동안 힘들게 내신을 쌓기보다는 고졸 검정고시로 몰릴 우려도 낳고 있어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부평구에 거주하는 학부모 현모(49·여)씨는 "고졸 검정고시가 대입에 악용돼 3년간 힘들게 내신을 관리한 아이들을 불리한 경쟁으로 모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폐단이 있다면 하루빨리 공론화해 운영 방식 교체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내 일선 고등학교 관계자는 "검정고시를 치르려는 목적으로 자퇴한 학생은 없지만 대다수 학생들이 대학 입시전형에 고졸 검정고시가 유리함을 알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주변에서 일부 학생들이 유리하게 대학 입시를 치르고자 자퇴하거나 고민한다는 소리가 심심찮게 들려온다"고 우려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아직까지 현행 고졸 검정고시를 놓고 내부적으로 개선하거나 조정하는 움직임은 없다"며 "검정고시의 맹점을 이용해 일부 학생들이 응시할 수 있지만 이해 당사자가 많기 때문에 쉽게 결론을 내기는 어려운 사항이다"라고 말했다.

우제성 인턴기자 wjs@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