比肩繼踵(비견계종)/比 견줄 비/ 肩 어깨 견/ 繼 이을 계/ 踵 발꿈치 종

어깨가 맞닿고 다리가 부딪칠 정도로 많은 사람으로 북적거리고 있는 모양. 제(齊)나라의 대부(大夫) 안영은 몸집이 작았다. 안영이 초(楚)나라에 사신으로 갔을 때 초 영왕(靈王)은 안영에게 모욕을 주려고 계략을 세웠다. 안영이 탄 수레가 동문에 접근하자, 성문이 철컥 닫혀 버렸다. 그는 문지기더러 문을 열라고 외쳤다. 그러자 조그만 문이 열렸다. 안영이 말했다. "이건 개나 드나드는 문이 아닌가. 나는 군자의 나라에서 온 사람인데, 그러고 보니 이 나라는 개의 나라인가 보군." 보고를 받은 영왕이 몹시 놀라며 말했다. "그를 우롱해 주려고 생각했었는데 거꾸로 우롱을 당했군." 그리고 사람을 보내어 성문을 열게 했다. 이튿날 오전에 안영은 왕궁으로 갔다. 많은 시녀들을 거느리고 나타난 영왕은 안영을 보고 놀란 듯이 말했다. "제나라에는 어지간히 인물이 없는가 보군. 그대와 같은 자를 보내다니." "거 무슨 말씀이오. 제나라 도성은 3만 호. 소매를 뻗치면 하늘을 가리고, 땀을 뿌리면 비를 이루오. 어깨가 맞닿고 다리가 서로 부딪칠 정도로 사람이 많소. 그런데 어째 사람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鹿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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