晏子御(안자어)/晏 늦을 안/子 아들 자/御 어거할 어

작은 지위를 믿고 잘난 체하는 사람을 비유하는 말이다. 춘추시대 제(齊)나라 안영은 영공(靈公)과 장공(莊公), 경공(景公)의 세 왕을 잘 보좌한 명재상이다. 하루는 안영이 수레를 타고 외출했는데, 마부의 아내가 남편의 거동을 엿보았다. 마부는 머리 위에 큰 일산을 펼쳐 햇빛을 가리고 채찍을 휘두르며 네 필의 말을 의기양양하게 몰았다. 마부가 집에 돌아오자 아내는 이혼하자고 요구했다. 마부가 그 까닭을 묻자 아내가 대답했다. "안자(晏子)께서는 키는 6척도 안 되지만 제나라의 재상이 되어 제후들 사이에 명성이 높습니다. 오늘 제가 그분께서 외출하실 때 보니 뜻과 생각이 깊은데도 항상 자신을 낮추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키가 8척이나 되지만 남의 마부에 지나지 않으면서도 오히려 스스로 만족해 뻐기고 있으니 제가 떠나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 후로 마부는 항상 겸손한 태도를 취했다. 안영이 이상하게 여겨 까닭을 묻자 마부는 사실대로 말했다. 안영은 그를 천거해 대부로 삼았다.<鹿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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