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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 시한폭탄 단숨에 도려내는 ‘어벤저스’ 출동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 뇌하수체 종양 제거 선두주자

박노훈 기자 nhp@kihoilbo.co.kr 2017년 09월 12일 화요일 제14면

워킹맘 이세연(가명·45·수원시 장안구)씨는 지난해 갑작스레 앞이 잘 보이지 않아 안과를 찾았다. 안과 전문의는 대형 병원 진료를 권유했다. 수원에 위치한 성빈센트병원을 찾은 이 씨는 검사 결과 뇌하수체 종양이 확인됐다. 이 병원에서 내시경 수술을 받은 이 씨는 현재 종양이 완전히 제거돼 건강을 되찾았다.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양승호 교수는 "뇌하수체 종양은 원인이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남성보다는 여성, 20∼40대 연령층에서 많이 발생한다"며 "오늘날 뇌하수체 종양은 관련 각 과 전문의와의 협진을 통해 내시경 수술로 제거하는 방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 원인 명확하지 않지만 시력 저하 등 증상 유발

양 교수의 말처럼 뇌하수체 종양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호르몬과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발표된 뇌하수체 종양 국내 유병률은 원발성 뇌종양 환자 1만1천827명 중 18% 정도다. 37.3%인 뇌수막종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머릿속 종양’이다. 학계에서는 일부 건강검진이 활발해지고 MRI 검사가 정밀해지면서 환자가 많아지는, 즉 발견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뇌하수체는 뇌기저부의 중앙에 위치한 직경 1.2∼1.5㎝ 크기에 무게는 1g도 안 되는 작은 조직이다. 조직은 작지만 우리 몸의 여러 호르몬(성장호르몬, 갑상선자극호르몬 등) 대사를 총괄 관장한다. 뇌하수체는 전엽과 후엽으로 나뉘는데, 양성 종양의 대부분은 전엽에서 발생하는 선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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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하수체 선종 내시경 수술 모습. 신경외과 양승호 교수(우)가 뇌하수체 선종 환자에게 비강(코)을 통한 내시경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제공>
뇌하수체 종양은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미 여러 가지 증상이 발생해 내과·산부인과·안과 등에서 발견된다. 뇌하수체 종양은 크기가 증가하면서 뇌하수체 상부에 위치한 시신경을 압박해 두통 등의 증상이 발생하기도 전에 시력 저하 또는 시야 결손을 호소하는 사례가 흔하다. 또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결핍되거나 반대로 과다 분비되면서 발생하는 몸 전체의 여러 이상 증상으로 내분비내과 진료 후에 종종 진단된다.

발견된 뇌하수체 종양은 ▶신경학적 검사 ▶뇌하수체 정밀 MRI ▶안과 검사 ▶뇌하수체 호르몬 검사 등 4가지 검사가 기본으로 진행된다.

# 대부분 양성이나 10㎜ 이상이면 제거해야

기본적인 검사가 끝나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법을 결정한다. 뇌하수체 선종은 두개골 밖으로 전이되지는 않는다. 대부분 양성이며 악성은 매우 드물다. 따라서 우선 선종이 호르몬 비분비성이냐 분비성이냐를 따진다.

일반적으로 호르몬 비분비성 뇌하수체 선종은 수술적 제거가 우선된다. 호르몬 분비성의 경우에는 호르몬 수치를 떨어뜨리고 선종의 크기도 줄일 수 있는 약물치료를 수술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전문의의 종합적인 판단에 따라 악성 혹은 선종이라도 재발 위험이 높은 세포라고 의심되면 조직병리학적 진단(조직검사)이 반드시 필요하다. 영상학적 판단으로는 이를 감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경학적 증상이 없고 호르몬 상태가 정상인 10㎜ 이하의 미세 선종은 대개 경과 관찰을 권유한다. 이때에는 정기검진이 필수다.

대표적으로 유즙분비자극형 뇌하수체 선종의 경우 젊은 여자들에서 무월경, 불임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먼저 권한다. 또 쿠싱병, 말단비대증과 관련된 선종은 수술 후 경과를 보거나 방사선치료 및 약물치료를 함께 하기도 한다. 크기가 10㎜ 이상인 거대 선종은 70% 이상에서 결국 성장한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시신경 압박이 있으면 수술을 권한다.

수술은 내분비내과와 안과 전문의의 협진이 필수다. 더불어 수술치료 시 비강(코)을 통해 수술이 진행되기 때문에 이비인후과 팀의 적극적인 수술 협진이 뒷받침돼야 한다.

# 코를 통한 내시경 수술, 환자 만족도 ‘UP’

뇌하수체 종양은 통상 머리뼈를 절단해 뇌를 드러내고 하는 ‘개두술’을 떠올리기 쉬우나 코를 통해 종양을 제거할 수 있다. 종양 제거에는 과거 미세현미경 수술법을 선호했다. 최근에는 내시경 수술법을 적용하는 경향이다. 둘 다 코를 통해 수술을 하지만 내시경 수술은 파노라마 뷰(view)를 통해 환부에 대한 시야 확보를 더 크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큰 종양, 구석에 박혀 있는 종양을 잘 제거할 수 있다.

내시경 수술은 내시경을 코 안에 넣고 의술자(전문의)는 수술 모니터를 보면서 수술을 한다. 즉, 내시경을 움직이고 0도·30도·45도 내시경 각도를 바꿔 끼면서 수술 시야를 보기 때문에 넓은 부위를 잘 볼 수 있다.

양 교수는 "수술 부위를 잘 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정상 뇌조직은 보존하면서 종양의 완전 절제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보다 완벽한 치료가 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다른 종양들과 마찬가지로 뇌하수체 종양도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최근 주로 시행되는 내시경 수술은 코를 통해 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흉터가 없고, 환자들의 뇌수술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최소화한다"고 설명했다.

단, 뇌하수체 종양 내시경 수술은 좁은 공간에서 이뤄지는 만큼 내시경을 이용한 미세수술에 대한 의료진의 충분한 경험이 필수적이다.

# 뇌기저부 내시경 수술 협진팀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은 신경외과 양승호 교수와 이비인후과 박찬순 교수, 내분비내과 윤재승 교수, 안과 정연웅 교수 등 네 개 임상과 의료진들이 ‘뇌기저부 내시경 수술 협진팀’을 구성해 뇌하수체 종양 환자들에 대해 치료 정확도는 높이고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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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기저부 내시경 수술 협진팀.
뇌하수체 종양에 대한 내시경 수술은 신경외과 의료진이 수술의 전 과정을 전담해 진행할 수도 있으나 각 신체기관의 특성을 보다 면밀히 알고 있는 임상과 전문 의료진들이 참여함으로써 치료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성빈센트병원은 이비인후과 의료진이 콧속으로 내시경이 들어갈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고, 신경외과 의료진이 이를 이어받아 종양을 제거하는 순으로 수술을 진행한다.

특히 성빈센트병원 뇌기저부 내시경 수술 협진팀은 10년 이상 비강 접근 경접형동 수술을 시행한 경험이 있는 이비인후과 의료진과 뇌종양 전문 신경외과 의료진이 공동 수술을 진행하는 등 최적의 치료시스템을 운영한다. 뇌하수체의 위치와 기능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내분비계 질환과 안과적 문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내분비내과와 안과 의료진과도 협진체계를 갖추고 있다.

신경외과 양승호 교수는 "우리 병원 뇌기저부 내시경 수술 협진팀은 오랜 임상 경험을 통해 노하우를 다진 신경외과·이비인후과·내분비내과·안과의 탄탄한 협진체계를 바탕으로 종양 제거뿐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도 개선할 수 있는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환자에게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치료를 제공해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노훈 기자 nhp@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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