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민사회 그랜드 디자인
박상필·배성환 / 조명문화사 / 1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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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광화문에서 시작된 촛불집회가 없었다면 대통령이 탄핵될 수 있었을까? 시민사회에서 분노한 시민들의 집단적 저항 없이 언론의 보도만으로 집권 정당의 국회의원들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고 헌법재판소가 파면 결정을 내렸을까?

 이처럼 절차적 민주주의뿐만 아니라 실질적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서는 시민사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를 제시했다. 하지만 촛불집회로 등장한 현 정부는 시민사회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민주주의의 토대를 구축할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한국 시민사회 그랜드 디자인」은 박상필 성공회대 NGO대학원 교수(한국NGO학회장)와 배성환 인천교통공사 노동조합 부위원장이 함께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관점에서 한국 시민사회의 발전과 이를 국가 발전에 활용할 아이디어를 체계화한 책이다.

 저자는 지역 공동체의 형성, 민주주의의 발전, 복지사회 구축, 아시아 평화공동체의 형성이라는 4개 정책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지방적·국가적·국제적 차원, 그리고 정치·사회경제·문화적 영역을 망라해 12개 시민사회 발전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12개 전략의 첫 번째는 대통령 직속 제3섹터위원회의 설치다. 이들은 현 정부가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과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시민사회의 자원적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제도를 구축할 적기라고 말한다. 시민사회의 토대가 구축되지 않고서는 좋은 나라를 만드는 이상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엄마 반성문
이유남 / 덴스토리 / 1만4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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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반성문」은 늘 1등 교사, 1등 엄마로 자신만만했던 초등학교 교장인 저자가 쓴 책이다. 전교 1등 고3 아들의 느닷없는 자퇴 선언을 시작으로 고2 딸의 연이은 자퇴, 그리고 이어진 악몽 같은 사건들을 겪은 후 절망의 끝에서 코칭을 만나 깊은 좌절과 고통 속에서 희망을 키워 낸 저자의 생생하고 진솔한 경험을 담고 있다.

 자신이 부모가 아니라 감시자였고, 무자격 부모였다고 이야기하면서 부끄러웠던 과거를 솔직하게 고백하고 자녀들과의 관계를 회복시킨 과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대화법 등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다양한 코칭 방법을 알려 준다. 코칭의 가장 중요한 기술은 인정, 존중, 지지, 칭찬이다. 특히 칭찬은 자존감을 살리는 핵심 요소이면서 코칭의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고 얘기한다. 아이가 못한 것을 잘하라고 꾸중하기보다는 잘한 것을 찾아 칭찬하는 교육을 해야 아이가 부족한 부분을 채울 힘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김은주 / 봄알람 / 1만2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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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성 철학자 6인을 다룬다. 이 여섯 인물은 어떤 하나의 주제를 이끌어내기 위해 선택된 것이 아니며, 그렇다고 각각의 사상을 깊이 있게 다루기에도 아주 얇은 책이다.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는 멋진 인물들의 멋짐을 널리 소문내고 싶은 마음으로 기획되고 쓰였다. 이들 중 누구의 어떤 말, 어떤 태도, 어떤 생각이든 짧더라도 단단하게 독자의 마음에 남기를 바라며 쓰여졌다.

 철학의 역사는 오랫동안 남성들만의 것이었다. 서양 철학은 긴 역사 동안 여성을 배제한 채 ‘보편적 인간’을 이야기해 왔다. 남성들의 철학에서 여성은 언제나 타자였다. 그 형상이 괴물이든 천사든, 타자는 결국 불온하고 이해 불가능한 존재로 대상화되고 배척되고 탄압당한다.  여성 철학자인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서양 철학사의 계보에는 단 한 명의 여성 철학자도 없으며, 20세기에야 등장한 여성들의 이름은 여성주의 이론과 인문·사회·예술의 주변부에서 언급될 뿐이다. 그래서 쓰기로 했다. 괴물을 끌어안고 잠들면서도 치열한 사유와 자기 자신의 욕망을 놓치지 않은 여성 철학자들에 대해.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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