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를 만나 통일과 개혁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슈뢰더 전 총리는 "독일은 유럽이나 소련 등과 합리적으로 대화하는 것이 가능했는데, 한반도는 북한이 이러한 대화를 불가능하게 한다"며 "그럼에도 대화를 해야 한다는 원칙에 있어서는 변함이 없어야 한다. 대화할 자세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에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며 "미국·중국·한국이 함께 해야 해결책을 만들 수 있고, 러시아를 고립시키면 어려울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에 이 시장은 "미국의 군사적·외교적 이익을 위해 우리의 국익이 훼손되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국익을 중심으로 자주적인 균형외교라는 대원칙을 늘 상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단국가에서 통일을 이뤄 낸 독일에 대해 "민주주의가 얼마나 확고히 정착됐는지, 국가가 특정 이익단체가 아니라 국가구성원을 위해서만 공헌하는지 여부에 따라 차이가 크다"고 평가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당장 개혁을 결정하고 그 성과가 나오는 4~5년 사이에 선거가 이뤄지면 개혁 정치인은 패배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개혁이 필요하다면 책임지고 감당하는 것이 정치지도자의 일"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도 "자신의 이익에는 부합하지 않지만 국민이 원한다면 실행하고 위험을 감내하는 것이 정치인의 자세"라고 화답했다.

이날 한 시간 정도 이어진 대담에서 두 사람은 어린 시절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공장에 다닌 점, 변호사 출신, 진보진영 정치인 등의 공통점을 발견하며 빠른 공감대를 형성했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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