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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이 농성을 시작한 천막. [한신대 재학생 제공 = 연합뉴스]
한신대학교 이사회가 1년 9개월 동안 공석이었던 총장 자리에 연규홍 교수를 선출하면서 학생들과의 마찰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총학생회는 대학 이사회 측이 교수와 학생 등 내부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신임 총장을 뽑았다며 퇴진운동에 나서고 있다.

13일 한신대와 총학생회에 따르면 한신대 이사회는 지난 12일 3명의 총장 후보자 중 연규홍 교수를 총장에 선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연 교수는 오는 19일 열리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제102회 총회에서 최종 인준을 받으면 총장으로 공식 취임한다.

한신대 총학생회는 즉각 비상대책회의에 돌입했다. 총학은 이사회의 비민주적 총장 선출 방식을 규탄하며 신임 총장의 논문 표절 의혹 등을 문제삼고 있다.

이들은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진보적 학문의 성지인 한신대의 한신학원 이사회는 결국 학내구성원의 민주적 총장 선출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외면하고 밀실회의를 통해 총장을 선임해 버렸다"며 "비록 외형적 크기는 작지만 진보적 학풍과 학문적 깊이가 깊은 한신대의 자부심을 모두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또 "학내외적으로 번지고 있는 신임 총장의 논문 표절 의혹을 하루빨리 해결하기 위해 학교당국이 연 교수의 논문 표절 의혹을 심의한 결과 자료를 학내·외에 공개해야 한다"며 "논문 표절이 확인될 시 연 교수는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고, 총장후보자를 철저히 검증하지 못한 한신학원 이사회 역시 더 이상 욕심 부리지 말고 총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신임 총장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조사 결과 발표 ▶한신학원 이사회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기 위해 학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도 벌였다.

이아론 총학생회장은 "연 교수는 이사회의 독단적 총장 선출에 응모했고, 학과 구조조정에 동의하는 정책을 추진한 것도 부족해 논문 표절 의혹까지 받고 있다"며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에서 연 교수의 총장 선임을 인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투쟁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신대 관계자는 "모든 대학이 생사의 기로에 있는 상황에서 총장 자리가 2년 가까이 공석으로 있다 보니 대학 운영이 힘든 상황이다"라며 "어려운 과정을 거쳐 총장을 선출한 만큼 대학 구성원들이 이해하고 힘을 모아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임성봉 기자 bo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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