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코어시티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사업협약 결렬의 원인으로 꼽은 ‘아파트와 오피스텔 위주의 개발’과는 그림이 달랐다. 인천경제청이 송도 6·8공구 내 다른 개발부지의 주거용 가구 수 증가를 블루코어시티 탓으로 돌려 우선협상대상자(블루코어 컨소시엄) 해제의 빌미로 삼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블루코어시티의 전체 면적은 166만9천919㎡이다. 이 중 기반시설용지가 23.3%(38만8천840㎡)를 차지한다. 여기에 전체 면적의 43%에 이르는 체육시설용지(71만7천402㎡)를 빼면 공동·단독주택용지와 오피스텔 등이 들어설 상업업무시설용지는 각 11%(18만3천387㎡)와 22.7%(38만288㎡)에 머문다.

 블루코어시티의 68타워 가구 수는 당초 공동주택 477가구, 주거형 오피스텔 4천525가구로 계획됐다. 대지면적이 1만8천626㎡에 이르는 터(M6)에 아파트 477채가 들어가는 것이다. ‘아파트 위주의 개발’이라는 인천경제청의 해명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게다가 블루코어 측은 M6터를 M6-1∼4로 나눠 공동주택과 주거형 오피스텔 총 가구 수를 4천625가구로 줄였다. 그러면서 수직적 랜드마크를 수평적 타운화로 꾀했다. 1.5㎞ 이르는 보행로를 따라 300∼500m 간격으로 업무와 판매, 숙박, 자족시설을 구성했다. 면적만 해도 26만4천㎡에 이른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이 땅 팔기에 급급해 오피스텔 층수를 높여 주고 가구 수도 늘려 준 곳은 다른 곳(8공구)이다. 대표적인 곳이 8공구에 걸쳐 있는 상업용지 R1·R2블록이다. 일반상업용지로 계획된 이곳에는 복합쇼핑몰과 호텔, 오피스텔 등이 들어서도록 지구단위계획이 짜여져 있었다. 인천경제청은 최근 R2블록의 규제를 대폭 풀어 줬다. 지난해 12월 말 ‘송도 6·8공구 실시계획 변경 승인 및 지형도면 고시’를 통해 R2블록의 용적률을 기존 500% 이하에서 800% 이하로 높여 오피스텔 가구 수를 늘릴 수 있는 길을 열어 준 것이다. 여기에 건물 높이도 기존 70m 이하에서 ‘제한 없음’으로 바꿨다.

 또 R2블록을 3개 필지로 나눌 수 있도록 했다. 땅을 잘 팔기 위해서다. 이 부지는 인천경제청이 도시공사의 재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 조성원가 수준으로 넘긴 땅이다. 면적이 15만8천905㎡에 달해 단일 필지로 매각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했다. 해당 부지는 감정평가액만 5천억여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R1블록도 마찬가지다. 이곳의 높이는 100m 이하에서 150m 이하로 상향됐다. 인천경제청은 2015년 12월 말 ‘송도 6·8공구 실시계획 변경 승인 및 지형도면고시’를 통해 사업성을 높여 줬다. 토지리턴제로 돌아온 R1블록을 다시 팔아야 했기 때문이다.

 앞서 시는 2012년 교보증권 컨소시엄에 송도 6·8공구 3개 부지(A1·A3·R1)를 토지리턴 방식으로 매각한 바 있다. 이후 시는 2015년 교보 측으로부터 A1과 R1블록을 돌려받았고, 5천900억 원의 땅값을 물어줬다. 재정난에 허덕이던 시가 R1블록을 되팔기 위해 이처럼 규제를 완화해 줬고, 이듬해인 2016년 결국 R1블록을 매각했다.

 당초 계획보다 가구 수(약 3천 가구)가 늘어난 아파트와 오피스텔로 송도 6·8공구의 학교 증설 및 설립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시교육청은 인천경제청의 책임 아래 R1·R2블록, 블루코어시티를 묶어 초등학교 한 곳을 추가 설립하는 쪽으로 매듭을 지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블루코어 컨소시엄과의 협상 결렬로 인해 초등학교 설립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라며 "인천경제청이 R1블록 학생들의 학교 배치 방안을 찾지 않는다면 향후 8공구의 주상복합용지 M2블록 공동주택사업 등의 승인에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