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복받은 땅 ‘유토피아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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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성군 농협구례교육원 부원장
유토피아라는 말을 처음으로 사용한 토마스 모어는「국가 중 가장 좋은 국가와 유토피아라는 새로운 섬에 관하여」라는 책을 1516년에 출간했다. 이 책의 서시(序詩)에서 ‘유토피아는 지리적 역사적으로 존재하지 않지만, 그 곳은 좋은 곳’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는 본래부터 ‘없는 곳’ 과 ‘좋은 곳’이라는 이중의 의미를 지닌다.

 토마스 모어는 「유토피아」라는 소설에서 농산촌은 도시가 가질 수 없는 매력이 많은 까닭에 ‘축복받은 땅’ 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를테면 농·산촌에서 2년을 지낸 사람은 그곳에서 더 이상 살 수 없고, 의무적으로 도시로 들어가 살아야 한다. 이들이 떠난 농·산촌은 도시에서 2년 동안 살았던 사람이 와서 메우게 된다. 이때 농민과 도시민을 한꺼번에 교체하면 식량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일부씩 순차적으로 교대하도록 한다.

 이것은 누구나 오래 있고 싶어 하는 농·산촌 생활을 특정인들의 전유물이 되지 않게 하려는 것인데, 계속 농업에 종사하고 싶은 사람은 특별허가를 얻어야 몇 년간 더 살 수 있다. 이 소설에서는 도시에 사는 것은 의무이고, 농·산촌에 사는 것은 도시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하나의 특권인 셈이다.

 지금 이런 특권을 누릴 수 있는 있는 곳이 있다. 경기 양평 양서면 연수리 과수마을의 ‘그린토피아’다. 이곳은 온통 초록 물감을 엎질러 놓은 듯 푸른 숲과 과수원으로 가득하고, 잎과 잎 사이로 나있는 틈 속으로 화려한 빛깔의 다양한 과일들이 삐죽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총면적 1.6ha에 달하는 이곳은 농촌진흥청이 지정한 교육 농장이다. 사과, 배, 복숭아, 자두, 살구, 대추, 매실, 체리, 앵두를 수확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다양한 손님이 사계절 찾아온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이 마을은 45년 전 팔당댐이 들어서기 전에는 골짜기 사이로 작은 분지를 이루던 마을이자 곡용진이라는 나루터였다. 8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인 이 마을은 대다수 농가가 농촌 체험에 참여하는 유토피아 마을이다. 그 옛날 용이 살았다는 용늪이 곡용진 마을의 시야를 흠뻑 차지한 그곳에 정경섭 그린토피아 대표의 농장과 펜션이 자리하고 있다.

# 융·복합 산업으로 탈바꿈 ‘그린토피아’

그린토피아(Greentopia)는 본래 일본에서 시작됐다. 전 세계적으로 기술이 진보하고 도시가 발달될수록 농촌은 도시와의 격차가 점점 커진다.

 또한 인건비의 상승으로 생산 경쟁력 또한 낮아진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농촌을 진흥시킬 목적으로 추진된 프로젝트다. 예를 들어 도시와 비교해서 취약한 분야인 정보·통신 쪽을 발달시켜 농수산물을 인터넷으로 직접 소비자와 연결시켜 주는 등 농촌의 이익을 발생시킬 일들을 진행시킨다.

 이곳 그린토피아는 정 대표가 제2의 고향으로 정착한 이래 매년 수만 명의 도시민이 찾는 유명마을로 탈바꿈됐다.

 배, 포도, 앵두, 복숭아 등 과수는 물론 제초제와 화학비료를 전혀 쓰지 않는 과수 초생재배 농가로서 도시민들의 각종 농촌체험 공간을 제공하는 스타팜 초창기 인증 농가다. 스타팜 지정은 친환경, GAP, 지리적 표시제 등 국가 농식품 인증 농가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지정 후에도 꾸준한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

 그린토피아는 동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유토피아 마을로서 자연재료와 발효퇴비만을 사용한다. 마을이 체험마을로 각광을 받기시작하면서 펜션 및 민박에 대한 요청이 많아지고 있다. 아울러 농촌체험, 전원생활, 귀농, 민박, 펜션, 팜스테이, 주말농장, 주말과수원, 생태공원, 휴양림, 교육농장 등의 다양한 형태의 융·복합 산업으로 탈바꿈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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