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 공무원들이 도시미관을 해치는 노점상 정비사업을 벌이던 중 노점상 업자들에게 폭행을 당해 경찰에 고발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특히 시 간부 공무원이 이 과정에서 피해를 당한 공무원들에게 합의와 고소 취하를 종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14일 상록구에 따르면 본오동과 이동·반월동 일대에 분포한 노점상들로 인해 지난해부터 악취, 도시미관 훼손, 통행 불편 등의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도시환경 정비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구는 지난 8월 10일 노점상이 가장 많은 본오동을 대상으로 가로변에 화단을 설치하는 ‘노점 방지 화단 설치 사업’을 진행했다. 이때 현장에 노점상을 운영하던 업자 수십 명이 찾아와 작업 중이던 공무원들에게 폭언을 했고, 양측은 물리적 마찰까지 빚었다. 작업 중이던 화단도 훼손됐으며, 일부 공무원은 부상까지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를 입은 공무원 중에는 상록구청에서 근무하는 공익근무요원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구는 최근 경찰에 공무집행 방해와 폭행 등으로 고발한 상태다.

구 관계자는 "당시 상황은 노점상 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도 아니었고, 단순히 가로변 화단 설치 작업을 실시하던 중이었다"며 "업주들이 영업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물리적 위해를 가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사실을 통보받은 시 간부 직원이 피해 직원들에게 사건을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 좋다는 취지로 합의와 고소 취하를 종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피해 직원들은 사건 확대에 부담을 느껴 13일 고소를 취하하기로 결정했다.

한 피해 공무원은 "여러 사정상 고소를 취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직원들은 근무를 함에 있어 위축되고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사명감도 많이 떨어질 것 같아 앞으로 시정업무를 처리하는 데 많은 애로가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합의 종용 부분에 대해 시 고위 간부 A씨는 "구청 앞으로 노점상연합회 회원들이 몰려와 집회를 여는 상황이었고, 더욱이 노점상인들의 폭행으로 입원 중이던 직원이 사건을 원만히 해결했으면 한다는 취지의 말을 전해와 해당 직원들에게 적당한 합의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한편, 상록구에는 290여 개의 노점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산=박성철 기자 ps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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