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제조업을 하며 지난해 매출액 38억 원을 기록한 A씨는 추석을 앞두고 자금 사정 때문에 걱정이다. 대출 만기가 도래해 연장을 신청했으나 1년 연장 시 10%, 6개월 연장 시 5%의 대출금을 반드시 상환해야만 연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A씨는 "금리도 전년 대비 인상되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는 상황이라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절반가량은 추석을 앞두고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17일 중소기업중앙회가 1천147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 중소기업 추석자금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46%는 자금 사정이 ‘곤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 조달 곤란 원인은 ‘매출 감소’(69.1%)가 가장 많았고 ‘판매대금 회수 지연’(37.7%), ‘원자재 가격 상승’(23.1%) 순이었다.

매출 감소 응답은 ‘서비스업(도소매업 제외)’(78.3%), ‘수출기업’(71.6%)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사드(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년 대비 크게 상승한 산업용 원자재 가격 영향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 상승’ 응답은 2배 이상(12.1%p) 늘었다.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 조달 여건이 ‘곤란’하다는 응답은 30.6%로 ‘원활’(10.4%)하다는 응답보다 20.2%p 높았으며, 지난해(29.9%) 대비 자금 조달 여건 곤란은 소폭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기관 거래 시 애로사항은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 대출 관행’(37.5%), ‘신규 대출 기피’(28.6%), ‘고금리’(27.8%), ‘부동산 담보 요구’(24.9%) 순으로 응답했다. 매출 감소에 따른 금융기관의 기존 대출 상환 요구와 신규 대출 기피 움직임이 애로사항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이 추석에 필요한 금액은 평균 2억3천910만 원으로 지난해(2억310만 원)보다 3천600만 원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 중 부족한 금액은 6천470만 원으로 필요 자금 대비 부족률은 27.1%로 나타났다.

이 밖에 중소기업은 주말, 대체휴일 등을 모두 포함한 10일(9월 30일~10월 9일)의 추석 연휴 중 평균 7.6일을 휴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경만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향후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미국 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중소기업의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중은행의 담보·보증 위주의 대출, 중소기업의 제2금융권 활용 등과 같은 고질적인 후진적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관계형 금융실적 평가, 금융권 동반성장지수 도입 등 시중은행과 금융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노훈 기자 nhp@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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