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유 노을빛타운’ 사업 대상지.  <인천도시공사 제공>
▲ ‘용유 노을빛타운’ 사업 대상지. <인천도시공사 제공>
인천 용유도에 문화·관광·레저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용유 노을빛타운’ 사업이 또다시 좌초됐다.

공모구역 외 지역까지 개발사업을 확장하기로 했던 민간사업자가 보증금 50억 원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궁색한 변명이 사업 좌초의 이유다.

17일 인천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오렌지이엔씨가 지난 14일까지 내기로 한 약 50억 원의 사업협약이행보증금을 기한 내 납부하지 않아 15일자로 사업협약이 해지됐다. 민간사업자는 사업협약 체결 이후 시중은행 영업일 기준 10일 이내에 보증금을 납부해야 했다. 공사와 민간사업자는 사업협약서에 따라 상호 간 합의를 전제로 보증금 납입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었지만, 민간사업자는 이 같은 요구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민간사업자는 공모 대상지인 중구 을왕동 산 34-9번지 일원 67만1천907㎡와 연접한 잔여 부지(37만9천439㎡)까지 사업 참여 의향을 밝혔다. 지난 10여 년간 정체된 이 지역 사업에 자신감도 내비쳤다. 공사 역시 민간사업자와 공동 사업시행자로 나서 사업 대상지의 34%(35만7천여㎡)를 현물로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 땅의 감정가와 간접비를 포함해 1천700억 원을 사업에 보태기로 한 것이다. 민간사업자의 투자 규모는 약 7천300억 원(총 9천억 원)이다.

민간사업자는 총 사업비의 약 0.5%에 해당하는 보증금을 납입 마감 전날까지도 마련할 수 있다고 했고, 공사는 이를 믿었다. 오렌지이엔씨가 현재 인천국제공항 국제업무지역(IBC-1) 내 대중제 골프장(75만여㎡) 조성사업 및 송도국제도시 산업기술단지 내 33층 규모의 자동차부품(AT)센터 건립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어 이 회사의 자금 조달력 및 사업 추진 의지를 의심하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송도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과 오렌지듄스골프클럽 등 지역 유수 골프장도 이 기업과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다.

하지만 공사는 6월 30일 진행된 사업제안서 평가에서 사업 참여를 희망한 3개 업체 중 이 기업을 선정해 놓고도 그 결과는 발표하지 않았다. 무일푼 투자로 끝난 ‘에잇시티’ 사업을 비롯해 이번 사업 무산 시 ‘경제자유구역 해제’라는 역풍을 맞지 않기 위해 사업자를 뽑아 놓고도 공사 스스로 사업 추진 가능성을 의심할 정도였다. 결국 공사와 지역주민들의 이 같은 우려는 현실이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을왕산파크52 사업도 무산되고, 용유·무의 지역 주민들은 10여 년간 재산권 침해를 받아 온 상황이라 연이은 사업 무산에 주민 피해는 더 커질 것이다"라며 "이대로라면 무의LK사업 역시 투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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