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현근린공원에 자리한 송현배수지 제수변실 외부 모습. 100년이 지나도록 인천 시민에게 깨끗하고 맑은 물을 공급하고 있다.  <인천시 동구 제공>
▲ 송현근린공원에 자리한 송현배수지 제수변실 외부 모습. 100년이 지나도록 인천 시민에게 깨끗하고 맑은 물을 공급하고 있다. <인천시 동구 제공>
인천시 동구에 위치한 수도국산은 인천의 상수도 역사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곳이다. 이곳에는 2003년 9월 조성된 송현근린공원이 있다.

이 공원을 거닐다 보면 꼭대기 즈음에 한눈에 봐도 아주 오래된 것임을 알 수 있는 탑 모양의 시설물이 있다. 이는 인천 최초의 상수도시설로 1908년부터 지금까지 110년간 인천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송현배수지 제수변실’이다. 당시 7만여 명에 달하던 인천시민에게 맑고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한 시설이다.

송현배수지 제수변실은 수도국산 정상에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콘크리트로 지어진 동그란 회색 구조물로, 예쁜 철제 정문 안쪽에 23개의 작은 계단을 올라서면 향나무가 지키고 있는 작고 오래된 첨탑 모양으로 돼 있다. 수도국산의 원래 이름은 ‘송림산’이었다. 배수시설이 들어선 이후부터 사람들은 ‘수도국산’이라 불렀다. 당시 배수시설의 위상을 가히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곳은 배수지에서 배수관의 단수 및 유압 조절 기능을 담당하는 제수밸브를 보호하는 시설물로, 110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3년 10월에는 인천시 문화재자료 제23호로 지정됐으며, 현재까지도 중·동구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은 과거와 현재를 이으며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터전이 되고 있다.

송현배수지 제수변실이 있는 송현근린공원에는 1960~70년대 주변의 달동네를 그대로 옮겨놓은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이 있다. 이곳은 당시 수도국산 주변 달동네 서민들의 생활상을 테마로 조성돼 당시를 기억하는 중장년층에게 추억의 장소로 사랑받고 있다. 여름철에는 박물관 인근에 동구의 대표적인 어린이 물놀이시설인 ‘또랑’이 조성돼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최근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관심이 쏠렸다.

주변에는 분수광장과 어린이놀이터, 인라인스케이트장, 조깅트랙, 체력단련기구 등의 체육시설, 연못·분수·벽천·암석원 등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시설이 조성돼 지역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동구 구민뿐 아니라 인천시민이 자주 찾는 수도국산에 아직도 그 기능을 다하고 있는 송현배수지 제수변실의 역할과 의미를 많은 사람들이 자세히 알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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