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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 발사 장면을 16일 보도했다. /사진 = 연합뉴스
서해5도 주민들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으로 위기가 고조되면서 조업 통제가 강화되는데다 꽃게철을 맞아 다시 기승을 부리는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등으로 생계까지 걱정해야 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최근 꽃게철을 맞아 다시 고개를 드는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은 큰 문제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 특별경비단과 해군은 북한이 일본을 지나는 미사일을 쏘아올린 지난 15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불법 조업한 중국 어선 2척을 나포했다.

백령도 주민 A(68)씨는 "부대장이 직접 내려와 대화를 자주 해 북한에서 이상 조짐을 보여도 주민들이 크게 동요하는 것은 없다"며 "다만 중국 어선이 근래 다시 나타나기 시작해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어민들에겐 중국 어선이 가장 큰 문제지만 남북 경색에 따른 강력한 조업 통제도 큰 근심거리다.

대청도 주민 B(62)씨는 "연평도 등에서는 꽃게가 난다는데, 우리는 조업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한시적으로 구역을 조금씩 이탈해 조업하면서 어민들의 삶에 보탬이 됐는데, 올해는 통제가 매우 심해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얼마 전에는 해경 경비함인 무궁화호가 와서 조금만 조업구역을 넘어가도 형사처벌을 하겠다고 했다"며 "꽃게철이 시작됐지만 통제가 강화돼 어민들이 어려워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연평도 주민들은 북의 미사일 발사 때마다 불안감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어업활동을 제대로 못하는 것보다 언제 또다시 북의 도발이 이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연평도 주민 C(57)씨는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아직도 주민 대부분이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데, 최근 들어 더욱 심해졌다"며 "정부는 ‘연평도에 살아줘서 고맙다’는 말로 생색만 내지 말고 편의시설이나 정신적 피로 등을 돌봐주는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청면 주민자치위원장인 최광수(65)씨도 "지금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이 나오는 방송을 보고 있는데 답답한 마음뿐"이라며 "서해5도 주민들은 북의 도발 때마다 관광객 끊기지, 조업 통제로 조업도 제대로 못하지, 거기에 중국 어선까지 달려드는 삼중고에 시달려 죽을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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