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로프킨과 알바레스의 ‘세기의 복싱대결’이 17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가운데, 타이틀 방어에 나선 골로프킨이 강펀치를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 골로프킨과 알바레스의 ‘세기의 복싱대결’이 17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가운데, 타이틀 방어에 나선 골로프킨이 강펀치를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게나디 골로프킨(35·카자흐스탄)과 사울 카넬로 알바레스(27·멕시코) 간 ‘진짜 세기의 대결’ 승패는 가려지지 않았다.

골로프킨과 알바레스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협회(WBA)·국제복싱연맹(IBF)·국제복싱기구(IBO) 4대 기구 미들급(72.57㎏) 통합 타이틀전 12라운드 혈전 끝에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19차 방어에 나선 챔피언 골로프킨은 생애 첫 무승부 경기로 무패 전적(38전 37승1무 33KO)을 이어갔고, 알바레스 전적은 52전 49승2무1패 34KO가 됐다.

이날 경기는 챔피언과 도전자의 위치가 역전된 상황에서 출발했다. 일반적이라면 도전자가 챔피언을 기다려야 했으나 링에 먼저 들어선 것은 챔피언인 골로프킨이었다. 국가 연주에서도 주최 측의 역차별이 드러났다. 골로프킨의 카자흐스탄 국가가 먼저 울려 퍼졌고 이어 도전자 알바레스의 멕시코 국가가 연주됐다. 공식 경기 명칭 역시 ‘골로프킨 vs 알바레즈’가 아닌 ‘알바레스 vs 골로프킨’ 순이었다. 북중미에서 인기가 높은 알바레스에게 모든 것이 맞춰진 경기였다.

판정 또한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미국 야후스포츠를 비롯해 영국의 가디언 등 여러 언론 매체들과 시청자들은 골로프킨이 승리한 경기라고 봤다. 골로프킨은 이날 몇몇 라운드에서 결정적인 우세를 거뒀다. 3명의 부심 중 한 명은 알바레스의 118-110 우세, 다른 한 명은 골로프킨의 115-113 우세, 마지막 한 명이 114-114의 채점표를 내놓았다. 미국 통계회사 ‘컴퓨복스’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골로프킨은 알바레스를 상대로 총 703회의 펀치를 날려 218차례 적중(적중률 31%)시켰다. 반면 펀치 수가 훨씬 적었던 알바레스는 505회 펀치를 날려 169회(적중률 33.5%)만 적중시켰다.

알바레스가 경기 초반 더 잘 싸우기는 했지만 골로프킨이 4라운드부터 압박의 강도를 높여 가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틀어쥐었다. 물론 보수적으로 판정해서 무승부까지는 가능하다고 해도 여성 채점관인 아델라이데 버드의 ‘알바레스 118-110 우세’ 판정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경기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버드의 채점 결과를 맹비난하는 글이 폭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관중석에서는 일제히 야유가 쏟아졌다. 알바레스는 12라운드에서 7∼8라운드에 승리했다고 믿었고 골로프킨은 동의하지 않았다.

찜찜한 무승부를 기록한 두 복서는 재대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무승부 선언 직후 마이크를 잡은 알바레스는 "골로프킨의 펀치를 맞아 보니 강하다고 느끼지 못했다. 경기 내내 위기감 역시 전혀 느끼지 못했다. 충분히 내가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며 "사람들이 원한다면 재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골로프킨 역시 "내가 이길 경기였다. 당연히 나도 재경기를 원한다"고 응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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