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애와 종회가 촉한의 점령을 두고 다툴 때, 등애는 난공불락으로 알려진 음평도를 지나 촉한의 심장부로 진격해서 유선의 항복을 받았다. 등애는 우쭐댔다. 자신이 대공을 세웠으니 자만에 빠진 것이다. 이때 조정에 상신하면서 "옛 춘추(春秋 : 공자가 편저한 역사서)에 장수가 멀리 외지에 나가 싸워 사직을 편안히 하고 나라에 이익을 주면 매사를 임의로 처리해도 된다고 했습니다. 병법에도 있지요. 나아가되 명성을 구하지 말고 물러서되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다고요. 나는 안이하게 나라에 손실을 끼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했다.

 종회가 대군을 거느리고 군량을 축내면서 검각이란 곳에 주둔하고 있음을 은근히 야유한 것이었다. ‘등애가 우쭐거리는구나’ 하고 조정에서는 곧 종회에게 밀명을 내려 제거하라고 했다. 결국 자만이 지나치면 화를 입는다는 말인데 ‘나아가되 명성을 구하지 않고 물러서되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것’은 장수의 필수적인 자세라고 할 수 있다. 북핵 해결에 뛰어든 국방·외교 책임자들이 깊이 새겨들을 말이다.<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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