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출장 중이던 남 지사는 급거 귀국길에 올랐다. 사태 수습을 위해서다. 하지만 9개월여 남은 경기지사 임기를 순탄하게 마치기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미 SNS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남 지사와 장남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다. 이번 사건으로 남 지사의 내년 지방선거 경기지사 재선 도전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는 전날 오후 11시께 남 지사의 장남 남모(26)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남 씨는 지난 16일 오후 자신의 집에서 필로폰을 한 차례 투약한 혐의를 인정했다. 남 씨는 아직 미혼이지만 아버지 남 지사에게 독립해 서울에 별도의 거처를 마련, 따로 지내왔다.
경찰은 남 씨의 집에서 필로폰 2g도 발견해 압수했다. 남 씨는 경찰 조사에서 13일께 중국에서 필로폰 4g을 구매해 15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속옷 안에 숨겨 밀반입했다고 진술했다. 특히 남 씨는 입국한 날 즉석 만남 채팅앱을 통해 함께 필로폰을 투약할 여성을 물색하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체포 당시의 CCTV 화면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더 큰 충격을 줬다.
아들의 소식을 독일 출장 중에 접한 남 지사는 남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남 지사는 비행기 탑승 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시각 오늘 새벽, 둘째 아들의 전화를 받았다. 군 복무 중 후임병을 폭행하는 죄를 지었던 제 큰아들이 또 범죄를 저지르고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며 "다시 한 번 국민과 도민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글을 남겼다.
남 지사는 19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사과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남 지사 장남의 두 번째 사고 소식에 경기도청 직원들도 하루 종일 뒤숭숭한 분위기다. 도청 내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년 6월로 끝나는 남 지사의 임기 동안 청년시리즈, 따복하우스 등 주요 정책들이 힘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아들의 잇따른 일탈행위로 궁지에 내몰린 남 지사에 대해 안타까운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도의 한 직원은 "남 지사가 본인이 저지른 잘못은 아니지만 아버지로서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라며 "자식만큼은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세상 이치 아닌가"라고 말했다.
박광섭 기자 ksp@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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