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구 구민의 날 핵미사일 퍼포먼스(페이스북 캡쳐)
▲ 서구 구민의 날 핵미사일 퍼포먼스(페이스북 캡쳐)
구민의 날 행사에 모형 핵미사일이 등장한 것을 놓고 주민들 간 갑론을박(甲論乙駁)이 뜨겁다.

인천시 서구는 지난 16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주민 3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9회 구민의 날 기념식 및 구민 화합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본격적인 체육대회에 앞서 각 동은 형형색색의 복장을 착용하고 다양한 상징물을 앞세운 독특한 입장식을 준비했다. ‘입장상’을 받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사단이 벌어졌다. 검단1동 주민들이 입장하는 순간 5기의 모형 핵미사일이 등장 하면서다. 검단1동 주민들은 최근 진행된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에 대한 경각심을 불어넣겠다는 의미로 모형 핵미사일을 전시했지만 논란에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됐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형 미사일 사진을 게시하며 보수진영의 행사가 평범한 구민의 날 행사에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글이 게시되자마자 찬반으로 갈라진 주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문제를 제기한 주민들은 인천시장과 서구청장이 자유한국당 소속이라는 점을 부각하며 핵미사일 퍼포먼스를 비난하는 글을 게시했다. 반면 찬성 주민들은 핵미사일 퍼포먼스가 핵과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내용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하는 점을 들어 문제를 제기한 쪽을 몰아세웠다.

해당 퍼포먼스를 준비한 검단1동 주민들은 글을 게시한 정치권 관계자 및 해당 정당 소속 시·구의원을 상대로 강력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에 참여했던 주민 김모(57)씨는 "주민들이 순수한 의도에서 준비한 물품이 정치적으로 비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과열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우제성 인턴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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