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지역의 한 초등학교 창문 인방의 부식으로 인해 학생들의 안전이 우려되고 있다.
▲ 경기지역의 한 초등학교 창문 인방의 부식으로 인해 학생들의 안전이 우려되고 있다.

경기도내 지어진 지 오래된 학교들의 창문 인방 부식 상태가 심각해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인방이란 출입구, 창문 등의 개구부 바로 위 벽을 받치기 위해 걸쳐진 콘크리트 구조물로 부식되면 낙석의 위험이 있다.

19일 찾은 수원의 A초등학교. 지어진 지 20년 된 이 학교는 멀리서 보기엔 여느 학교와 다를 바 없었지만 학교 건물 가까이 가자 수많은 창문 하단 인방 균열로 인해 콘크리트 조각들이 금방이라도 떨어져 나갈듯 아슬아슬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미관상 좋지 않은 것은 둘째치고, 콘크리트 낙석으로 인해 학생들이 다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안양의 B초등학교도 마찬가지. 1층 창문부터 최고층 창문까지 인방 여기저기 균열이 가 있는 상태로, 일부는 콘크리트 속 모래가 그대로 드러나 보수가 시급해 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물 바깥쪽으로 돌출된 인방은 노후, 풍화작용, 외부 온도 영향에 의해 갈라지고 떨어지기 십상"이라며 "특히 우리나라는 습하고 더운 여름과 건조하고 추운 겨울의 차이로 인한 단열 팽창과 수축이 반복되는 기후 특성 때문에 쉽게 균열이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업계에서는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는 부식 시작점을 최소 5년부터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도내 40년이 넘은 낡은 학교 건물이 500곳이 넘기 때문에 이 같은 인방 부식이 상당 부분 진행된 학교가 적게는 수십 곳에서 많게는 수백 곳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런데도 각 학교에서는 인방 보수공사를 엄두도 못 내고 있다. 교육환경 개선 예산이 각 학교로 교부되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 석면 제거, 노후 화장실 개선 등에 집중돼 있어 인방 보수공사를 할 여력이 안 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학교시설 교육환경 개선 명목으로 2천900억 원가량의 본예산이 편성됐고 1차 추경에서도 2천400여억 원이 마련됐지만, 이 중 인방 보수 관련 예산은 사실상 전무한 수준이다.

도내 C초등학교의 한 관계자는 "보수가 시급하다는 데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문제는 예산"이라며 "학생들이 되도록 학교 건물에 가까이 붙어서 지나다니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나훔 기자 hero43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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