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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어새. /사진 = 기호일보 DB
국방부가 수원 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로 발표한 화성시 화옹지구에서 멸종위기종인 저어새 수백 마리가 관찰되면서 군공항 이전 반대 여론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지역 환경단체는 화성호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등 생태계 보전을 위해 전 세계의 습지운동가들과 연대해 군공항 이전계획 철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9일 화성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 18일 화성시 서신면에 소재한 화성호 생태계를 조사하면서 저어새 200여 마리가 무리지어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저어새는 국내에서 천연기념물 205호로 지정돼 있으며,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자료 목록에도 멸종위기종인 국제보호조류에 속해 있다. 또 전 세계에 3천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생태계 보전가치가 높은 종으로 분류된다.

화성환경운동연합은 이번에 관찰된 저어새가 아시아 간척지나 갯벌 등에서 주로 서식하는 여름 철새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리에서 눈 앞까지 검정색이고 머리에 관우가 나 있다. 크기는 75∼80㎝, 무게는 1∼1.5㎏가량 나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화성환경운동연합은 6월 화성호 일대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건의안을 해양수산부에 건의한 바 있다. 또 2014년부터 3년간 화성호와 매향리 갯벌에서 생태조사를 벌여 천연기념물·멸종위기조류 등 83종, 저서생물 29종, 식물 40여 종의 서식 사실을 확인했다. 현재 도내에서 연안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시흥갯벌(0.7㎢·2012년)과 안산 대부도 갯벌(4.53㎢) 등 2곳이다.

상황이 이렇자 화성시와 환경단체들이 수원 군공항의 화옹지구 이전을 둘러싸고 내세우고 있는 화성호 주변 생태계를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해 2월 수원 군공항 이전 예비후보지로 화성 화옹지구를 선정했다. 이곳은 한국농어촌공사가 9천670억 원을 투입해 간척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총면적은 6천610㏊에 달한다.

정한철 화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조만간 열리는 세계습지네트워크 총회에서 화성호 저어새 무리 발견을 보고해 국제적인 습지운동가들과 함께 국방부의 수원 군공항 이전계획을 막아내겠다"며 "화성호 보호를 위해 국제적 습지 보호 협약인 람사르협약도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화성=박진철 기자 jch@kihoilbo.co.kr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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