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스마트시티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는 인천과 부산·서울·세종시 등에서 지능형 기반시설 위주의 신도시 개발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스마트시티 기술은 신도시 건설에만 머물러 아쉬움을 남긴다. 국내에 종합적인 원도심형 스마트시티 구축 사례가 없는 것도 한 원인이다. 최근 정부를 비롯해 여러 업계에서 원도심 재생의 솔루션을 스마트시티 기술에서 찾자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인천시는 스마트시티 기술을 활용한 도시재생사업 추진에 나선다. 저출산 고령화라는 시대 상황과 지역 고유 문화를 바탕으로 전면 철거 방식의 기존 도시정비 방식을 탈피한 재생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 스마트시티를 선도하는 인천시

 ‘스마트시티’는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도시에 있는 여러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는 도시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도시 기능의 효율성을 극대화해 공공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도시가 스마트시티에 해당한다.

 인천시는 일찌감치 2007년부터 스마트시티 정책을 추진해 송도와 청라·영종 경제자유구역을 스마트시티로 건설해 왔다. 통합운영센터를 구축하고 교통, 방범, 환경 등 5대 공공서비스에 스마트시티 기술을 적용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스마트시티 플랫폼은 국내외 기술 판매를 위한 저작권 등록과 2건의 특허를 획득했다. 그 결과, 올 8월 글로벌 시장 분석기관인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가 아태 지역 150여 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도시행정 분야 아태 지역 최우수 프로젝트’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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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개항창조도시 조감도.
# 원도심 스마트시티 구축 첫 단추 끼우다

인천의 스마트시티 기술은 국제적인 수준에 이르렀지만 신도시 건설에만 머물러 원도심과의 격차가 커졌다. 이는 원도심 공동화 등 도시 문제가 가속화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시는 산·학·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전국 최초로 30만㎡ 이상 원도심에 스마트시티 기술 적용을 추진한다. 지난 14일 하버파크호텔에서 인천대학교, ㈜포스코건설, 지멘스㈜와 체결한 ‘원도심 스마트시티(캠퍼스) 구축 산·학·관 공동 협력 업무협약’이 그 시작이다. 지역 고등교육을 선도하는 인천대,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및 인프라 구축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인 지멘스, 세계 최고 수준의 신도시 개발 기술을 보유한 포스코건설과 뜻을 모아 4차 산업 신성장 플랫폼 마련과 원도심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

# ‘약자 친화형 원도심 스마트시티’ 로드맵

시는 이번 업무협약에 앞서 중·동구 일원 인천개항창조도시 등 도시재생 활성화지역 12개소를 ‘테스트베드’ 대상구역으로 선정했다. 원도심에 적합한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밑작업으로 보건의료복지, 문화관광, 교육, 환경 등 11대 분야를 우선 선정해 원도심형 스마트시티 모델의 기반을 마련했다.

업무협약에 따라 올해 말까지는 4개 기관이 함께 실무추진단 구성 등 거버넌스 구축에 주력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기술 연구개발과 동시에 지멘스와 포스코의 독보적인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효율화 등 인천 원도심의 스마트화를 진단해 분석한다. 이를 통해 인천형 원도시 스마트시티 선도사업을 우선 시행하고 향후 단계별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여기에 도시재생 뉴딜 등 정부 공모사업을 연계하고, 스마트시티 기술 국책연구기관 및 국가 공기업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실행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또한 밑그림 단계부터 원도심에 특화된 스마트시티 계획을 심도 있게 수립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원도심의 여성·아동·노인·장애인 등 4대 약자 친화형 도시를 건설하고, 공공 주도가 아닌 민관 협력으로 IoT 기반의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원도심 주민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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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열린 인천 스마트시티·캠퍼스 구축 업무협약식에 참석한 포스코건설 한찬건 사장(왼쪽부터), 한국지멘스 김종갑 회장, 유정복 인천시장, 인천대 조동성 총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 원도심 스마트시티의 기대효과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는 IoT와 에너지 자립, 클라우드 빅데이터를 활용한 교통·관광·환경 등 통합시스템 구축으로 원도심 시민의 생활을 변화시켰다. 이를 통해 바르셀로나 지구에는 4천500여 개 이상의 기업이 입주했고, 5만6천 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전국 최초로 시행되는 인천시의 원도심 스마트시티는 산·학·관이 밑그림 단계부터 협력해 나가는 데 의의가 있다. 협력을 통해 원도심에 스마트시티 기술을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 심도 있는 검토와 계획을 수립하고, 직접 실행이 가능한 글로벌 기업이 프로젝트에 협력한다.

시 관계자는 "신도시로 이주한 시민들이 다시 찾아오고 약자들이 살기 좋은 원도심 스마트시티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며 "원도심 시민들이 더 이상 차별받지 않고 따뜻하고 풍요로운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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