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수준이 낮은 청년층과 고령층 상당수가 주거서비스 질이 낮은 다가구단독주택 월세살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 주거지원에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달체계를 재구축하고, 양질 주거서비스를 제공하는 월세 시장을 형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0일 ‘월세비중 확대에 대응한 주택임대정책 방향’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주택임대시장에서 청년층과 고령층을 중심으로 전세비중이 축소되고 월세비중이 확대되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임대시장에서 월세 비중은 2014년 55%로 전세비중(45%)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기준 60.5%까지 올라갔다.

GYH2017092000040004400.jpg
경상소득에서 주거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Rent to Income Ratio·RIR)을 살펴보면 2016년 기준 전세 거주자(22%) 보다 월세 거주자(32.1%)가 10.1%포인트 높았다.

 전세 거주자 월소득은 평균 306만원인데 비해 월세 거주자는 213만원으로 100만원 가량 낮았다. 

 보고서는 "30세 미만 청년층과 60세 이상 고령층 임차인 대부분이 전세 보다는 월세 주택에 거주하기 때문에 월세 거주자 평균 월소득이 전세 거주자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청년층과 고령층 월세 주거비부담은 34.2%와 37.7%로 다른 연령층(20% 내외)에 비해 매우 높았다.

 월세 거주 청년층 43%와 고령층 59%가 전체 소득자 하위 20%인 월소득 100만원 이하에 주로 분포하고 있다.

 소득 1∼2분위 고령층 절반에 달하는 48.7%는 경상소득 50%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의 주요 주택유형인 아파트와 월세의 주요 주택유형인 다가구단독주택 간에는 주거서비스 차원에서 질적 차이가 존재한다.

 지난해 기준 전체 월세에서 보증부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85.6%에 달하고, 다가구단독주택이 전체 월세 주택의 절반을 상회하는 52.6%를 차지했다.

 국토교통부의 ‘2016 주거실태조사에’에 따르면 집 구조물과 방수, 난방, 환기, 채광, 안전 등 9개 항목에 관한 주거서비스 질적 수준 조사 결과 아파트는 평균 3.3점으로 조금 양호한 단계 이상이었지만 다가구단독주택은 2.7점으로 조금 불량한 단계 이하 수준이었다.

 월세 거주 고령층 중 최저소득층인 소득 1분위 가구수는 27만4천가구인데 이들 등 정부가 제공하는 공공임대주택이나 주거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구가 7만3천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지방자치단체와 LH공사, 서민금융진흥원 등 주거지원관리가 제각각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이러한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혜대상 선정기준을 효율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혼부부 등 청년층이 다양한 수준을 주택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아파트와 같은 양질의 주거서비스를 갖춘 주택을 중심으로 보증부월세시장이 형성돼야 하는 만큼 이와 관련한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혼부부가 부모나 주변 도움없이 서울에서 전세보증금 3억∼4억원 아파트를 장만하기는 사실상 쉽지 않고, 다가구단독주택은 주거서비스 질이 낮아 신혼부부가 꺼리는 경향이 있다.

 보고서는 "정부 뉴스테이사업은 양질 주거서비스를 가진 아파트를 보증부월세로 공급하려는 것으로 최근 임대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방향"이라면서도 "뉴스테이사업이 민간건설사 신규 건설 임대아파트 공급에만 적용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현재 월세는 2주택자 이상에 임대소득과세가 이뤄지고 있지만 전세는 3주택 이상에게만 적용되고 있어 2주택 보유자가 월세보다는 전세를 공급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기존 재고 아파트 임대물량을 뉴스테이형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개인이 기존 아파트를 보증부월세로 공급할 경우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