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진압 등 각종 현장에서 날카로운 판단력과 탁월한 지휘 능력을 발휘해 몸을 사리지 않는 지휘관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10여 년 전 언론은 강만구(59)인천중부소방서 대응구조구급과장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매사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사람이 되자’는 생활철학을 항상 가슴에 품고 소방관 생활을 했다.

소방관으로서 사명감이 투철한 강 과장이 내년 퇴직을 기념해 시민들과 후배들을 위한 책을 펴냈다는 소식에 그를 만나 봤다. 현직 소방관이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낸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강 과장이 펴낸 「위기의 사람들」은 경험담을 중심으로 시민들에겐 유용한 정보를, 후배들에겐 지침서 역할을 하는 교육자료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책 표지 ‘현직 소방관이 들려주는 생생한 현장활동 이야기’라는 머리글은 작가인 그의 큰딸이 선사했다. 책은 61편의 언론 기고와 12편의 긴 글, 부록(알아두면 유용한 것들)으로 구성됐다.

강 과장은 1999년부터 소방과 방재에 대해 시민들에게 알리고 싶은 것이 많아 언론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쥐불놀이와 화재 예방’, ‘주택 스프링클러 설치운동’ 등 실생활과 관련한 유용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30년 넘는 소방관 생활 중 강 과장은 2012년 11월 출동했던 화재 현장을 잊지 못한다. 이날의 현장을 기록한 게 ‘막장에서의 혈투’다. 인천의 한 물류센터에서 강 과장과 함께 출동한 부하 직원이 연기에 질식해 끝내 목숨을 잃었다. 인터뷰 도중 강 과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초년병 시절에 비해 현재 소방인력, 장비 등 여건이 많이 좋아졌고 시민들의 호응도 상승해 소방관으로서 뿌듯하다"며 "후배 소방관들이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가슴에 새기고 근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소방대원을 폭행하거나 폭언하는 사례가 있는데 시민의식이 향상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위기의 사람들」은 교보문고, 영풍문고, 반디앤루니스, 알라딘 등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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