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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협상이 결렬된 송도 6·8공구 블루코어시티 개발사업과 관련해 20일 김진용 인천경제청 차장이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중국 상하이(上海)처럼 개발 유보지로 남겨 두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차장이 밝힌 송도 6·8공구 개발부지(128만㎡)의 활용 방안이다.

김 차장은 20일 오전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그는 "중국 상하이 푸둥지구 등의 선진 사례를 볼 때 개발 유보지로 남겨 놓은 상태에서 때를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라며 "요즘 개발 관련 보고서를 보면 유보지를 고의로라도 만들어 놓는 방안이 제시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6·8공구 남단만큼은 송도경제자유구역 기본개발계획에 맞는 국제비즈니스, 관광·레저와 주거시설이 조화를 이룬 고품격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며 "당장 개발계획에 부합한 사업이 어렵다면 유보지로 두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거듭 설명했다. <관련 기사 3면>
하지만 무슨 의미로 인천경제청이 ‘개발 유보지’라는 대안을 내놨는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다. ‘유보지’란 미래의 개발수요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용도 지정이 유보된 지역을 의미한다.

김 차장 말대로 송도 6·8공구에 유보지 개념을 적용하려면 우선 기본개발계획을 추진한 상태에서 향후 다른 계획을 세울 때나 가능한 얘기다. 특히 중국 상하이 등을 비유한 이유도 합당치 않다.

IFEZ와 비슷한 시기에 개발에 나선 상하이 푸둥지구는 이미 개발이 끝나 청나라 시대의 아시아 금융·상업중심지의 옛 영광을 되찾아 송도와는 견줄 수 없을 만큼 발전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지난해 6월 상하이 창사 지역 363만여㎡의 터에는 디즈니랜드가 개장해 1년 방문객이 1천100만 명을 넘을 정도로 관광을 연계한 글로벌 도시로 탈바꿈했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한 얘기로 들린다.

김 차장은 또한 송도 6·8공구 북단에 고밀도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채워져 있어 더 이상 주거시설 위주의 개발계획은 허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파트와 오피스텔 위주의 개발사업을 해 온 것은 정작 인천경제청이다. 인천경제청은 2003년 송도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할 당시 25만2천 명 수준이었던 계획인구를 26만4천 명으로 1만 명 가까이 대폭 증가시켰다. 사업성을 높여 줘 땅 매각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다. 결국 2007년부터 시작된 송도 6·8공구 개발사업은 아파트와 오피스텔만 들어선 채 거듭된 협상 실패로 랜드마크시티 건설은 ‘신기루’로 날아갔다.

사업 지연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이곳에 입주하는 주민들에게 돌아가게 됐다. 내년 10월부터 입주가 예정된 6·8공구 2만여 가구를 위한 배후 지원 등 후속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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