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과 진리를 탐구하는 상아탑이 두 얼굴을 가진 명예총장에 의해 흔들리고 있다.

 평택대학교 교수회가 조기흥 명예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 13일부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이사회 장소에서 침묵시위를 하고, 유사 이래 가장 큰 규모로 교내시위를 하기도 했다. 광화문에서 기자회견도 열고 검찰청 앞에서 100일 넘게 1인 릴레이 시위를 하기도 했지만, 조기흥 명예총장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조기흥 명예총장이 36년간 이사장과 총장직을 거친 평택대는 학생이 5천여 명에 달한다.

 대표적인 지역사학으로 36년간 존경을 받아오던 조 명예총장의 추문이 드러나 논란이 돼 왔고 2013년 6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40여 차례에 걸쳐 여직원의 신체를 만지는 등 추행한 혐의로 고발돼 검찰조사를 받았다.

 피해자 여직원은 20년에 걸친 조 씨의 성적 학대를 견디다 못해 지난해 말 검찰에 조 명예총장을 고소했는데 고소내용 중 범죄혐의 상당수가 이미 공소시효를 넘긴 탓에 경찰은 최근 혐의만 조사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교수들은 이 문제를 조기흥 명예총장 일가가 학교 행정을 장악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6남매 중 단 한 명을 제외하고 전부 평택대학교에 근무했거나 현재도 근무 중이고, 심지어 최근 손녀까지 직원으로 채용했다고 한다.

 조직을 들여다 보면 다 친인척·점조직으로 돼 있어 가려내기가 힘들다고 한다.

 이에 대해 조 명예총장은 "사립대학 총장은 자기 친구들 갖다 놓든지 할 권리가 있다. 총장이 조직한 이사회가 인사권을 행사한다. 그게 사립대 특징이다. 그것도 모르면서…"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교수협 관계자들은 "조 명예총장이 아직도 현재 총장 대신 학사를 운영하고 있고. 현 총장이 반기를 들면 이사회를 열어 해임하려고 한다"면서, 검찰이 빨리 기소하지 않으면 이 사건을 무마하려는 시도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조 명예총장은 학교와 학생들을 위하는 마음이 있다면 책임을 지고 사임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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