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1일(미국 동부시간) 제72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 120여 개국 정상급 인사들을 상대로 한 이번 연설에서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대외정책 기조를 소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현안에 있어 한국이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국제사회의 최대 위협요인으로 부상한 북핵문제를 놓고 ‘평화적 해결’이라는 원칙을 유지하면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내기 위해 국제사회 전체가 단합된 압박을 가해줄 것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지난 19일 멕시코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희생당한 피해자들과 멕시코 국민들에 위로를 전하는 것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유엔은 ‘전쟁의 참화에서 다음 세대를 구하기’ 위해 탄생했고, 지난 70여 년간 인류 앞에 제기되는 도전들에 쉼 없이 맞서 왔다"며 "초국경적 현안이 날로 증가하고 이제 그 어떤 이슈도 한두 나라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게 된 오늘날, 우리 앞의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유엔정신을 더욱 전면적으로 실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유라시아 대륙이 시작되는 동쪽 끝 한반도와 대한민국에 주목하기를 희망한다"며 "나는 지난 겨울 대한민국의 촛불혁명이야말로 유엔정신이 빛나는 성취를 이룬 역사의 현장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대한민국은 그 힘으로 국제사회가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자 한다"며 "유엔의 모든 분야에서 대한민국은 앞으로 더욱 기여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최근 북한은 국제사회의 일치된 요구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6차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면서 "북한 핵실험 후 우리 정부는 북한으로 하여금 도발을 중단하게 하고 대화의 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해 더욱 강력한 제재와 압박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변국과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나는 유엔 안보리가 유례없이 신속하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만장일치로, 이전의 결의보다 훨씬 더 강력한 내용으로 대북제재를 결의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우리 정부의 입장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과 지지에 거듭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북한은 스스로를 고립과 몰락으로 이끄는 무모한 선택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며 "북한이 타국을 적대하는 정책을 버리고 핵무기를 검증 가능하게, 그리고 불가역적으로 포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나라들이 안보리 결의를 철저하게 이행하고, 북한이 추가도발하면 상응하는 새로운 조치를 모색해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강도 높고 단호한 대응을 촉구했다.

강봉석 기자 kbs@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