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인천시 남구 소재 노숙인 요양시설 ‘다사랑의 집’ 이용자들과 한국민속촌을 찾은 반딧불봉사단 단원들의 모습.  <다사랑의 집 제공>
▲ 지난 5월 인천시 남구 소재 노숙인 요양시설 ‘다사랑의 집’ 이용자들과 한국민속촌을 찾은 반딧불봉사단 단원들의 모습. <다사랑의 집 제공>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사람들이 있다. 올해로 3년째 인천 지역 소외이웃들을 위해 나들이 봉사를 진행하고 있는 한국지엠 ‘반딧불봉사단’이다.

반딧불봉사단은 2015년부터 ‘다사랑의 집’ 이용자들과 함께 워터파크, 박물관, 한국민속촌 등 다양한 곳을 돌아다니며 여행의 기쁨을 선물해 왔다. 지난해까지는 매달 한 번씩, 올해는 두 달에 한 번씩 이곳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나들이 봉사를 마련하고 있다. 버스 대절은 물론 식비와 입장료 등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한 작은 부분까지 모든 비용을 부담한다.

인천시 남구 소재 노숙인 요양시설인 다사랑의 집에는 지역 노숙자뿐 아니라 가정폭력을 피하고자 아이와 함께 나온 어머니, 사업에 실패해 가족들과 떨어져 생활하는 가장, 몸이 불편해 자립이 어려운 장애인 등 우리의 관심이 필요한 이웃도 많다. 이들은 개인적인 형편 때문에 누군가와의 여행을 꿈꾸기 어려웠지만, 반딧불봉사단과 함께 그 기쁨을 조금씩 느끼는 중이다.

다사랑의 집 관계자는 "매번 나들이를 통해 이용자분들이 하루라도 빨리 사회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지난 16일 진행된 ‘9월 나들이’는 특히 아이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번 나들이에서 시설 이용자와 봉사단원 등 45명은 함께 남이섬에 다녀왔다. 평소 아이들이 경험할 수 없었던 ‘탐조활동’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중학생 등 9명의 아이들은 남이섬에서만 볼 수 있는 물새와 산새 둥지에 대해 배워 보고, 뻐꾸기가 자라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등 다양한 체험을 했다. 봉사단원들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새 탐사 활동을 하도록 돕는 것은 물론 거동이 불편한 이용자들의 휠체어를 직접 밀어 주며 말동무도 자처했다. 덕분에 30여 명의 이용자들은 편하게 야외 활동을 즐길 수 있었다.

김남순 다사랑의 집 원장은 "지역 노숙인 요양시설 등 개인신고시설의 경우 정부의 보조금을 거의 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용자들을 위한 문화생활이나 나들이를 마련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며 "반딧불봉사단 덕분에 소외된 이웃들이 자신의 어두운 길을 누군가가 함께 걸어가며 빛을 비춰 주고 있음을 느끼게 된 것 같아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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