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경기남부경찰청 이기창 청장과 박건찬 차장, 부장·과장급 등 지휘부가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댔다. 경찰 내부 근무만족도를 높여야 질 좋은 치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방침에서 일선 경찰관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뒤 이를 실제 정책화할 수 있는지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경기남부청은 8월 14일 온라인 참여방을 개설했다. 일선 경찰관들이 청장에게 직접 애로사항을 전달할 수 있는 창구로, 접수된 건의사항 총 640여 건 중 중복된 내용을 제외한 131건에 대한 정책화 여부가 이날 회의의 안건이었다.

경기남부청 지휘부는 131건 가운데 71건에 대해서는 ‘즉시 추진’ 결정을 내렸다. 35건은 여론조사 등을 통해 보완하기로 했고, 25건은 불수용 결정했다.

즉시 정책화하기로 한 사안 중에는 "근무시간 외 SNS 업무 지시를 받지 않을 권리를 보장해 달라"라는 건의에 따라 ‘단톡방 십계명(가칭)’을 만드는 내용이 포함됐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십계명에는 휴가 시 단톡방에서 ‘나가기’를 할 권리를 보장하고, 근무시간 외에 불가피하게 SNS로 업무 지시를 할 때는 단톡방이 아닌 개인 채팅방을 이용하며, 불필요하고 빈번한 훈시는 지양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취객 발견 신고 시 업무 공조를 놓고 지구대·파출소 경찰관들이 119구급대원과 갈등을 겪는 문제에 대해 지방청 차원에서 해결안을 찾기로 했고, 음주감지기 등 장비 부족으로 공무 집행에 애로사항이 있다는 건의에 따라 장비를 지급해 즉시 해결하기로 했다.

경기남부청 관계자는 "일선 현장 경찰관들의 의견이 가감 없이 지휘부에 전달되고, 지휘부는 이를 즉각적으로 검토해 정책화하면서 언제든지 소통할 수 있다는 내부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이런 조직 분위기는 내부 만족도를 높여 도민에게 양질의 치안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언규 기자 sim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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