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경기도를 뜨겁게 달군 화재의 인물은 남경필 경기지사의 장남이다. 장남은 필로폰 투약 혐의로 지난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청 인근 노상에서 긴급체포됐다. 장남은 즉석만남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함께 필로폰을 투약할 여성을 찾다가 위장 근무 중이던 여성 수사관에게 덜미를 잡혔다.

 유럽 출장 중이던 남 지사는 장남의 필로폰 투약 소식에 급거 귀국했다. 19일 오전 7시22분 인천공항에 도착해 8시12분께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남 지사는 "먼저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것이 없다. 도지사로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또 일어나게 된 것에 대해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는 이어 "아버지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또?’ 그렇다. 남 지사 장남이 친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군복무 시절 후임병을 폭행하고 성추행한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남 지사도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군 복무 중 후임병을 폭행하는 죄를 지었던 제 큰아들이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장남의 연이은 사고로 남 지사의 정치 인생 위기를 말하고 있다. SNS상에서는 자식 하나 제대로 교육을 시키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도 행정을 책임지겠느냐는 비난이 대부분이다. 반면 아들의 잘못을 아버지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옳지 않다는 동정론도 적지 않다.

 남 지사는 정면돌파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5선의 국회의원과 경기도지사까지 상당한 정치 내공을 보유한 남 지사에게도 이번 돌파는 쉽지 않아 보인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남은 기간 남 지사가 도정을 흔들림 없이 책임진다면 위기를 극복할 것이다. 하지만 레임덕 등 위기가 발생할 경우 피해는 도민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다.

 어떤 사태나 행동이 거듭되는 ‘또’, 경기도의 또 다른 악재가 아닌 또 다른 시작이길 바란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