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송나라 학자 사마광의 어릴 적 이야기를 잠깐 소개하려고 한다. 한 아이가 커다란 항아리에 빠져 살려달라고 외치는 다급한 목소리를 들은 동네 사람들이 항아리 주변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사다리 가져와라", "밧줄 가져와라", "나무를 타고 내려가서 구하자" 등을 외치며 요란 법석만 떨었다. 그 사이 물독에 빠진 아이는 숨이 넘어갈 지경이 됐다. 그때 사마광이 옆에 있던 커다란 돌멩이를 주워 들고는 큰 항아리를 단숨에 깨트려 버렸더니, 물이 한꺼번에 흘러나와 아이를 구할 수 있었다.

 아마도 이때 동네 사람들은 커다란 항아리가 부담스러워 항아리를 깨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그냥 일반적인 생각만으로 항아리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할 방법만 찾았을 것이다. 그러나 사마광은 일반적인 생각을 깨는 ‘생각의 전환’으로 보다 손쉽게 아이들 구할 수 있었다.

 이런 좀처럼 생각지도 못한 ‘생각의 전환’을 뒤로한 채 어렵고, 고달픈 길로만 가는 이들이 요즘에 더 많았으면 많았지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이런 현상은 요즘처럼 복잡한 세상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 어떤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들이 시대변화와 달리 너무 진부하고, 배타적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개인적인 시각에 맞춰 바라보다 보니 항상 이익을 좇고, 한 가지 일을 해도 ‘왜’라는 의문을 품고, 타인보다 내가 더 많이 가져야 하고, 타인들과 자리에 모이면 항상 자신이 우월해야 하고, ‘나만 아니면 돼’라는 무사안일주의 등 항상 개인주의 생각만으로 가득한 것이 요즘 사람들이다. 과연 이런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생각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할까? 이 대답에는 반드시 찬반이 엇갈릴 것이다.

 사마광이 아이를 구하기 위해 큰 항아리를 깨트린 ‘생각의 전환’이 이 사회에서는 어느 정도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제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 ‘생각의 전환’이 사마광 때 통했던 것처럼 과연 요즘에도 통할까 하는 것이다. 요즘에는 아마도 ‘생각의 전환’으로 인한 말이나 행동이 한낱 유머에 불과하거나, 사치로 여기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생각의 전환’이 정말 이 사회에 필요한 ‘생각의 전환’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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