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의 주머닛돈을 벌기 위한 어른들의 상술이 극에 달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동심의 세계, 정서상 가장 중요한 시기에 폭력성 오락게임물을 앞다퉈 설치해 놓고 아이들을 유혹하는 초등학교 앞 문구점들을 보면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아이들의 정서에 나쁘지 않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자리만 빌려준 것 뿐'이라는 말만 할 뿐 업주들이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그들도 잘못된 것을 알기 아는가 보다. 실제로 아이들은 어른들의 상술대로 수업이 끝남과 동시에 한달음에 운동장을 가로질러 교문 앞에 설치된 문구점 오락기 앞에 앉는다. 자신의 몸보다 큰 가방을 메고 뛰어서인지 가쁜 숨을 내쉬면서도 오락을 하겠다는 일념으로 고사리손으로 주머니에서 100원짜리 동전 한 개를 꺼내 오락을 하는 모습은 순수한 동심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러나 게임중에 훈수를 두고 훈수두지 말라며 욕을 하는 모습이나 싸움을 잘한다는 친구가 와서 먼저 하겠다며 새치기하는 일부 학생들을 보면서 어느덧 어른세계가 아닌가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과연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상황이 이런데도 업주들 가운데 누구하나 싸움을 말리거나 새치기하는 학생을 나무라는 업주는 없고 문구점 안에서 물건 파는데만 열중하고 있어 우리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하다. 더욱이 이를 관리하고 감독해야할 교육청은 `행정력이 없다'는 말로 일관하고 문구점의 수익을 위해 게임기를 2대까지만 허용하고 이 또한 게임물에 대한 관련 법규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속수무책인 관할 구청을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왜 어린 학생, 그것도 초등학교 1∼3학년 꼬마들이 어른들의 욕과 말다툼을 잘할까. 어린아이들의 암울한 미래를 탓하기 전에 어린아이의 주머닛돈을 노리는 어른들의 상술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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