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프런트(Water Front)’는 바다와 하천, 호수 등 수변 공간 자체를 말한다. 도시 속의 자연으로 존재하는 ‘도시’라는 개념도 포함한다.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인천국제공항, 인천신항과 가까운 데다 첨단산업단지와 고급 주택가가 공존하는 미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곳이다. 바다를 끼고 있는 송도는 국내 워터프런트 사업(해수 활용)의 최적지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 낮은 사업성 때문에 ‘ㅁ’자에서 송도 11공구를 제외한 ‘ㄷ’자로 변경되고 정부 결정에 따라 타당성조사를 다시 해야 하는 난관에 부딪혔다. 본보는 송도 워터프런트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국내외 워터프런트를 직접 방문해 대안을 찾아봤다.

1. 미국 텍사스 샌 안토니오 ‘리버워크(River Walk)’

샌 안토니오를 찾는 연간 방문객 수는 약 1천만 명. 관광객도 많지만 비즈니스맨(사업가)도 많다. 리버워크를 끼고 자리 잡은 호텔은 저마다 특성을 가진 컨벤션센터로 사업가를 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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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 안토니오 리버워크 전경
리버워크의 화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호텔 테라스는 관광객을 유혹하는 무기다. 리버워크는 관광객, 사업가 등 샌 안토니오 방문객 모두가 다녀가는 필수 코스가 됐다.

지난달 25일 오후 샌 안토니오에 도착해 방문객들과 함께 배(리오 샌 안토니오 크루즈·Rio San Antonio Cruises)를 타고 리버워크를 둘러봤다. 20∼30명 정도 탈 수 있는 배에는 안내원이 있었다. 마이크를 잡은 안내원 하비(40·사진) 씨는 샌 안토니오의 역사와 리버워크를 끼고 자리 잡은 기관·단체 등에 대한 설명을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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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버워크 크루즈에 관람객들이 꽉 차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멕시코 출신인 하비 씨의 열정적인 설명은 리버워크 뱃놀이를 즐겁게 했다. 처음 눈에 띈 것은 샌 안토니오 동상이었다. 샌 안토니오에는 1691년 천주교도들이 와 캠핑을 하면서부터 마을을 형성했다. 마침 이때가 ‘샌 안토니오의 날(1월 17일 추정)’이었고, 마을 사람들은 하천(stream)의 이름도 샌 안토니오 강(river)으로 바꿨다.

하비의 설명을 들으며 리버워크를 따라가면 샌 안토니오 박물관·미술관·동물원, 230m 높이의 ‘타워 오브 아메리카스(Tower of The Americas)’, 샌 후안 등 성인을 기리는 성당들도 볼 수 있었다. 또 샌 안토니오 상공회의소, 1852년 지은 학교(현재 호텔), 1921년 당시 샌 안토니오 청사, 1923년 문을 연 극장, 1920년대 카지노 클럽, 1933년 개업한 주점 등 오래된 건물이 즐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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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 안토니오 리버워크 전경
리버워크(약 24㎞)는 샌 안토니오 강의 일부로 220㎞ 정도 물이 흐르면 바다와 만난다. 상류로 올라가면 뉴멕시코주 블루홀(샘·해발 고도 1천402m)과 이어져 있다. 하비 씨는 리버워크의 수질 관리에 대한 질문에 "블루홀에서 분당 1만1천350L씩 솟아나 리버워크를 포함한 샌 안토니오 강의 수질이 유지된다"며 "블루홀은 ‘자연의 보석’이라고 불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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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 안토니오 리버워크 전경
블루홀은 석회암 지대가 갈라져 만들어진 거대한 연못(깊이 25m)이다. 리버워크를 관리하는 샌 안토니오 리버워크협회 측은 수질 관리를 위해 매년 3∼4월께 리버워크에 흐르는 물 전체를 빼내고 청소한다. 이 기간 샌 안토니오시는 피에스타(축제)를 열어 관광객 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져 즐길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한다. 리버워크의 절정은 11월 추수감사절·12월 성탄절을 앞두고 시작하는 전등 행사다. 두 달 여간 수변 나무들과 다리, 건물 등을 수놓는 조명은 리버워크를 가장 아름답게 한다. 이곳에 서식하는 2만여 마리의 오리도 수질 관리에 도움을 주고 있다.

샌 안토니오는 멕시코계 미국인이 70% 가까이 살고 있어 리버워크 주변 상점·식당들도 멕시코풍이 대부분이었다. 수변 공간 옆 테라스 식탁에 앉아 고기와 야채를 얹은 또르띠야에 데킬라 칵테일을 곁들이는 사람들의 모습은 여유로워 보였다. 식당 앞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통기타를 연주하는 직원들 덕분에 리버워크 전체가 덩달아 신이 난다. 클럽에서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도, 배를 빌려 그 위에서 맥주를 마시는 단체 관광객들도 음악과 물 흐르는 소리에 흥겨워했다.

글·사진=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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