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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평화가 허락해준 소풍 in 매향리’ 홈페이지 캡쳐
화성시가 수원 전투비행장 이전 저지를 위한 하반기 최대 프로젝트로 가수들을 초청해 콘서트를 진행하겠다는 무성의한 계획을 세워 논란이 예상된다. 전투비행장 이전 문제의 유·불리를 놓고 지역 사회가 동서로 나눠져 민민갈등이 심각해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유명 가수를 앞세운 일회성 행사가 무슨 도움이 될 지, 시의 안일한 생각에 의구심만 깊어지고 있다.

9일 시에 따르면 오는 14일 화성드림파크 광장에서 오후 2시부터 7시30분까지 ‘평화가 허락해준 소풍 in 매향리’ 행사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미 공군폭격장에서 평화의 성지이자 생명의 땅으로 거듭난 매향리에서 평화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계획됐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행사의 주무부서가 시 군공항이전대응담당관인 점으로 미뤄 이번 행사는 수원 전투비행장 이전 저지를 위한 시의 퍼포먼스성 행사로 보연진다.

문제는 행사의 내용이다. 수원 전투비행장 이전 문제가 현재 지역사회의 최대 현안 사안인 점을 고려할 때 시민 의식 전환과 화합, 단결을 위한 행사 개최는 꼭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 행사의 세부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행사의 정체성에 의문이 든다. 행사의 주를 이루는 ‘매향리 평화 콘서트’는 싸이와 안치환, 페이버릿 등 인기가수를 초청해 공연을 진행하는 것이다. 또 시는 KBS개그콘서트팀을 초청해 시 주니어야구단과 친선 야구경기도 진행한다고 밝혔다. 다 연예인으로 행사를 때우겠다는 것이다. 그나마 행사 취지에 맞는 프로그램은 안치환과 싸이 공연 중간에 있는 ‘침묵의 평화 기원 퍼포먼스’로 10분 침묵 퍼포먼스, 화성호 열기구 부상, 촛불 행사 등으로 총 20분간 진행될 이 프로그램밖에 없다.

행사장 주변에 마련되는 전시 및 체험부스도 ‘전투비행장으로 인해 다시 잃어버리게 되는 것들’이란 거창한 주제와는 달리 오카리나 만들기, 트램플린, 코리요 테마, 미술테라피, 캘리그래피 등 대부분이 기존 시가 진행하던 행사의 프로그램과 달라진 게 없다.

결국 그동안 시가 진행하던 다른 행사와 차별점이 보이지 않는 보여주기식 행사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이번 ‘평화가 허락해준 소풍 in 매향리’가 시민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전투비행장 이전 저지를 위해 공간적 어필을 통한 평화 염원 퍼포먼스로 고요함을 주제로 전투비행장 소음에 대한 역설적 문제 제기를 위해 기획됐다"며 "콘서트를 통해 평화와 회복의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화성시의회 ‘수원군공항 화성시 이전반대 특별위원회’는 최근 개최된 임시회에서 시의 수원군공항 이전 저지 정책과 관련해 26억 원의 예산을 승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응이 지지부진하다며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화성=조흥복 기자 hbj@kihoilbo.co.kr

박진철 기자 jc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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