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서구 청라엑슬루타워아파트 단지 내 설치돼 있는 흡연부스 모습. 올해 흡연부스 설치 이후 복도 바닥의 담배꽁초는 물론 간접흡연 피해 민원도 눈에 띄게 줄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 인천시 서구 청라엑슬루타워아파트 단지 내 설치돼 있는 흡연부스 모습. 올해 흡연부스 설치 이후 복도 바닥의 담배꽁초는 물론 간접흡연 피해 민원도 눈에 띄게 줄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이웃 간 소통 단절과 배려 부족은 갈등 심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에는 사소한 문제가 이웃 간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노력하는 공동주택이 하나 둘 생겨나는 추세다.

인천시 연수구 송도더샵그린워크3차 18블록 아파트는 이웃 간에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다양한 주민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1년에 한 번 입주 기념 축하 행사를 열어 주민이 함께 화합하는 자리를 만든다. 이 행사는 중간에 새로 입주한 주민들은 물론 기존 입주자들까지 한 자리에 모여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 또 매달 2번 로컬푸드 직거래와 주민 나눔 행사 등으로 주민들이 서로 얼굴을 익히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이웃 간 이해를 돕는 교육도 진행 중이다.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정기적으로 외부 전문 강사를 초청해 유대인의 공감대화법인 ‘하부르타 교육’을 제공한다. 토론을 통해 서로 공감하는 교육법으로, 주민들이 자유롭게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외에 꽃꽂이 등 자유강좌 역시 주민 참여도가 높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이 아파트는 인천시가 선정하는 올해 ‘공동주택 최우수 관리단지’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우수 관리단지는 공동체문화 확산, 아파트 분쟁·갈등을 사전 해소, 공동체 삶의 질 향상 등의 항목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야 선정된다.

간단한 시설 설치로 흡연자와 비(非)흡연자 간 이해를 이끌어낸 아파트도 있다.

서구 청라엑슬루타워아파트는 지난 4월 구청으로부터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금연아파트다. 지난 5월부터는 단지 내 화단은 물론 복도, 지하주차장 등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될 경우 과태료도 부담하도록 돼 있다. 그럼에도 금연아파트인 이곳에는 흡연부스가 두 군데 마련돼 있다. 무조건 금연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흡연 입주자들을 위한 편의도 제공한 것이다. 인천에서 흡연부스가 설치된 공동주택은 이곳이 유일하다.

흡연부스 설치 효과는 컸다. 과거 이 아파트 화단이나 현관 앞 복도에는 흡연자들이 몰래 피우고 간 담배꽁초가 많았다. 금연아파트 지정으로 집 안 흡연이 늘어 간접흡연 피해도 우려됐다. 하지만 간단하게 흡연 부스 설치만으로 간접흡연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이 개선됐다. 아파트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간접흡연 민원은 물론 바닥에 버려진 담배꽁초 수도 확연히 줄었다.

정지숙 관리소장은 "정화형 흡연부스로, 1차로 냄새를 정화시킨 뒤 연기를 배출해 담배 연기가 거의 나지 않는다"며 "또 주민 간 얼굴을 익히는 ‘현관문 열기 운동’ 등 작은 변화와 배려를 통해 주민끼리 사소한 이유로 얼굴을 붉히는 일이 없도록 노력했고, 실제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배려 문화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