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십정2구역.jpg
▲ 십정2지구 뉴스테이 부지. /기호일보 DB
인천도시공사가 관리처분계획 총회 당시 십정2구역 주민 1천200여 명을 상대로 승인받았던 임대사업자의 부동산 매수가를 낮춘 것으로 드러났다.

계약금도 없는 계약체결에 혈세 610억 원을 출자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임대사업자와 또 다른 이면계약까지 맺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인천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달 이 구역 주민 1천283명이 참석한 십정2구역 총회가 열렸다.

주민들은 이지스제151호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유)를 이 구역 임대사업자로 선정하고, 임대사업자에게 3.3㎡당 아파트 공급가격을 830만 원에 파는 것에 동의했다.

이는 부동산 매매계약이 해제된 기존 임대사업자의 매수가(3.3㎡당 790만 원)보다 40만 원 높고, 원주민 분양가(3.3㎡당 795만 원)보다 35만 원 높은 수준이었다. 임대 아파트 공급가가 높아진 데는 기존 임대사업자와의 부동산 매매계약 해지로 발생한 금융비용 108억 원을 도시공사가 물어 준 것과 사업 지연에 따른 매몰비용 등을 신규 사업자가 모두 떠 안기로 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지스의 부동산 매수가는 기존 7천953억여 원에서 8천362억여 원으로 409억여 원이 상향됐다. 주민들은 총회 당시 기존 임대사업자와 도시공사가 각각 100억 원씩 총 200억 원을 마련해 주민들에게 배분하기로 했던 추가 재원이 계약해제로 반토막 나고, 주민 분양가가 약속과 달리, 주택 규모에 따라 평균 826만 원이 넘는 등 불만이 높았지만 결국 총회를 성사시켰다.

도시공사는 총회 다음 달 이지스와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최근 이 구역 자본금 출자를 위해 인천시의회에 제출한 자료에는 이지스의 부동산 매입가격이 총 8천6억여 원으로 명시됐다. 350여억 원은 증발됐다. 이지스가 8천6억여 원으로 이 구역 임대아파트를 사들이면 3.3㎡당 794만여 원에 공급 받는 셈이다. 원주민 분양가보다 사업자가 더 싸게 사가는 형국이다.

도시공사는 부동산 매수가 변경에 대한 본보의 사실 관계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도시공사가 1조1천억 원에 이르는 총 사업비에서 주민 재산의 감정가는 낮추고 사업 운영비 등은 과다 계상한 것으로 보인다"며 "공사의 용역대행비에서 100억 원을 줄이겠다고 앞서 밝힌 점과 300억∼400억 원을 ‘디스카운트’해도 사업에 지장이 없음이 이를 방증한다"고 전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십정2구역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