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순복음교회 내 카페에서 12일 ‘학대피해노인 보호기금 마련을 위한 효(孝)카페’ 행사가 열려 인천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들이 손님들에게 차를 대접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인천순복음교회 내 카페에서 12일 ‘학대피해노인 보호기금 마련을 위한 효(孝)카페’ 행사가 열려 인천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들이 손님들에게 차를 대접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날이 조금 쌀쌀해진 12일 오전 11시.

인천시 남구 관교동 소재 순복음교회 앞 광장에서는 특별한 일일카페가 운영을 시작했다. 이 카페는 인천노인보호전문기관이 인천지역에서 학대로 피해 받은 노인들을 돕고자 마련한 행사다.

인천지역에서의 노인 학대는 매년 20% 가량씩 증가하는 추세다. 인천노인보호전문기관가 집계한 지역의 노인 학대 사례는 올해 들어서만 벌써 350여 건이 접수돼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이 같은 수치는 실제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학대가 증가한 부분도 있지만, 경찰 등 관계 기관과의 협업이 시작되면서 사례 발굴이 체계화돼 노인 학대 사례가 늘어난 면도 있다.

관련 기관들은 노인 학대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지원이 높아지면 그만큼 더 많은 피해 사례 발굴과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일일카페 역시 시민들에게 맛있는 차를 대접하는 부스 운영을 통해 노인학대 신고전화(☎1577-1389) 홍보 등 학대 피해 노인들을 위한 시민들의 관심을 요청하는 취지로도 기획됐다. 취지에 공감해 카페를 찾은 시민들은 티켓구입부스에서 구매한 티켓으로 차를 마시며 미리 마련된 홍보물도 함께 읽어보는 등 노인 학대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일일카페를 찾은 한 시민은 "길을 지나다 행사를 하는 것 같아 구경도 할 겸 들렀는데 그 의미를 알고 나니 더 뜻 깊은 행사라고 느꼈다"며 "직접 연주해주는 음악도 듣고 새삼 노인 학대에 대한 생각도 서로 얘기하고 나니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오전 11시 운영을 시작한 카페는 오후 8시께가 돼서야 마무리됐다. 인천노인보호전문기관은 이번 일일카페에 500여 명의 손님이 방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카페 운영을 통해 모인 후원금은 모두 지역 학대피해노인을 위한 긴급의료비와 생계비, 일시보호기금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이와는 별도로 인천노인보호전문기관은 그동안 진행해 온 학대피해노인 이·미용 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주로 가해자로 가족이 지목되는 만큼 이들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통합 치료와 상담도 지원할 계획이다.

정희남 관장은 "현재 학대피해노인 쉼터에 어르신 5명이 생활하고 있는데, 이 기금은 어르신들의 병원비나 생활비 등으로 쓰일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학대 피해 어르신들이 단순히 후원금에 의존하기보다는 가족 간 관계를 회복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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