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결혼 1주년을 맞았다. 재작년 초여름께 소개팅 자리에서 처음 만난 지금의 아내와 1년여간 달달한 연애 기간을 거쳐 결혼에 골인했다. 총각일 때는 결혼이란 게 늘 인생의 숙제처럼 여겨져 ‘과연 나도 결혼을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먼저 결혼하는 친구들과 선후배를 보면서도 결혼은 나에게 거리가 먼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어느덧 나이가 삼십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회사를 퇴근한 후에 함께 시간을 보내던 벗들이 결혼으로 꾸린 가정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결혼의 필요성을 점점 느끼게 됐다. 인생이라는 기나긴 여정에서 평생을 보낼 수 있는 동반자와 가족을 이루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결혼 후 가장 큰 변화는 삶에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여느 누구나 그렇듯 불안정한 10, 20대 청춘을 보내고 어엿한 30대 직장인이 됐음에도 불구 돌이켜보면 삶은 늘 불안정했다. 학생 때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만 하면 안정적인 삶이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직장인이 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도 여전히 삶은 불안의 지속이었다. 결혼은 이러한 불안정한 삶에 안정감을 찾아줬다. 결혼 전과 매일 같은 일상이지만 함께 인생의 동반자가 생겼다는 마음가짐이 마음속에 늘 자리잡고 있던 삶의 불안정성을 회복시키고 있다.

 때론 둘이 다툴 때도 있지만 초보 부부로서 결혼에 적응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앞으로 다가올 시간이 더욱 기대된다.

 새로운 가족이 생겨 둘이 아닌 셋이 됐을 때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 좌충우돌 처음 걸어가보는 길 속에서 무슨 에피소드들이 생길 지 걱정보단 기대감이 크다.

 지난 1년 동안 결혼 생활에 아직은 여러 모로 부족한 남편이라는 점도 깨달았다. 지금보다 더욱 책임감을 갖고 결혼생활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이다. ‘결혼이란 만들어 놓은 행복의 요리를 먹는 것이 아니고 둘이서 만들어 먹는 것’이라는 명언처럼 우리만의 행복방정식을 찾아 계속 전진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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