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에서 80대 노부부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신고가 접수돼 시민들을 공포로 몰아 넣고 있다는 소식(본보 10월 13일자 1면)이다. 남양주시에 따르면 지난 2일 A(81)씨와 부인 B(84)씨가 몸이 가렵고 몸살에 걸렸을 때와 유사한 근육통, 발열 증세 등이 나타나면서 병원에 입원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B씨가 8일 숨졌고, A씨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국자는 일명 살인진드기로 불리는 ‘작은소피참진드기’가 병원체를 옮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병이 심각한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관계로 치사율이 30%대를 웃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 감염됐다면 스스로 치유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둘째, 피해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데 주목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작년에는 63명의 환자 중 8명이 사망했는데, 올해(8월까지)는 139명의 환자 중 31명이 사망했다. ‘지구 온난화와 급격한 환경변화로 매개성 질환이 가속적으로 증가하는 건 아닌지’ 많은 전문가들이 의심하는 부분이다.

 SFTS는 2009∼2010년 중국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열과 혈소판 감소를 증상으로 한 환자들이 보고되며 최초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선 2013년 5월부터 유사 증상과 환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살인진드기는 흡혈 시 항응고제 성분이 함유된 타액도 함께 피부에 주입하는데 이때 바이러스가 체내로 유입되며 감염이 된다고 한다. 병에 걸리면 전신이 나른하고 고열·설사·복통·식욕부진과 함께 혈소판이나 백혈구가 급감하기 시작하는데, 심한 경우 신경계 증상 및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진행되면서 사망에 이른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은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한 작은소피참진드기가 약 0.5%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물려도 200명 중 199명은 괜찮다는 뜻이다. 게다가 면역력이 높은 사람은 감염이 됐어도 아무런 증상 없이 지나가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결국 가장 조심해야 할 계층은 노약자다. 4월에서 10월 사이 풀 근처에 계실 우리의 노부모님들이 해를 입지 않을 방법부터 우선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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