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 연구의 기반이 되는 중요 고전들이 번역만 된 채 출간을 못해 잠자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김민기(민·용인을) 국회의원이 한국고전번역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승정원일기 170권, 조선왕조실록 69권, 일성록 38권 등 총 312권(2016년 말 기준)이 이미 번역을 끝내고도 출간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승정원일기, 일성록, 조선왕조실록은 각각 국보 제303호, 제153호, 제151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국가 중요 고전이다. 특히 승정원일기는 조선왕조실록 편찬의 기초 사료이자 국왕과 관계된 여러 행사에 배석해 기록한 현장 기록으로 영화 ‘광해’ 등 콘텐츠 제작에 활용되기도 했다.

 전번역원은 연간 평균 100여 권 이상을 번역을 하고 있지만, 출판량은 60여 권 안팎에 그쳐 매년 미출간분 적체가 심화되고 있다. 미출간 원고 누적은 번역 성과를 적기에 보급·확산하지 못해 한국학 연구와 고전대중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내년에도 승정원일기 46권을 비롯해 조선왕조실록, 문집, 특수고전 등 91권을 번역할 계획이지만 출간 예산은 55권 만 책정돼 있어 미출간 원고 누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고전 번역의 성과물 출간은 한국학 연구와 전통문화 계승을 위한 필수적인 사업인 만큼 제때 출간·보급될 수 있도록 예산확보 등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용인=우승오 기자 bison88@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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