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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연탄 보급소에서 직원이 연탄을 옮기고 있다. /사진 = 기호일보 DB
찬바람 부는 계절이 다가왔다. 하지만 소외이웃의 몸을 녹여줄 연탄기부는 시작부터 주춤하고 있다. 연탄 값이 인상될 조짐까지 보이면서 연탄 한 장이 절실한 이들의 시름은 깊어간다.

18일 인천연탄은행에 따르면 이번 달 연탄 후원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매년 일교차가 벌어지기 시작하는 10월께면 기업과 개인 기부 등이 이어졌지만 올해는 문의조차 없다.

연탄 봉사도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해 10월에는 매 주말 봉사 일정이 잡혔다. 그러나 지금은 연탄 배달을 시작도 못한 상태로, 보급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현재 인천지역에서 연탄을 연료로 쓰는 곳은 2천500여 가구다. 이 중 1천562가구가 연탄 지원 없이는 겨울을 날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연탄 지원 대상 중 80%에 해당하는 1천200여 가구는 지원이 절실한 원도심의 홀몸노인들이다. 인천연탄은행은 이들의 따뜻한 겨울을 위해 60만 장의 연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기대보다는 걱정이 크다. 연탄 가격이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인상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지난해 연탄 값이 500원에서 573원으로 인상된데 이어 올해 장당 100원 정도(약 17%)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탄 값 인상은 후원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져 후원 물량이 감소한다는 것이 연탄은행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인천지역 보급 목표는 50만 장이었지만 실제 보급량은 7만 장 줄어든 43만 장에 그쳤다. 도움의 손길이 부족하다 보니, 연탄 보급도 시기를 놓칠 수밖에 없다.

연탄 봉사를 나가도 물량이 부족해 보급 대상 중 일부에게만 연탄을 줘야 하는 형편이다. 다음 주 1만2천 장의 연탄이 보급될 계획이지만 이는 숭의동, 산곡동 일부 주민들에게만 제공된다. 보급받지 못한 주민들은 다음 봉사 일정이 잡힐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러한 상황이 겨울까지 지속될 시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들의 생존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상청은 올해 가을이 짧아지면서 겨울이 앞당겨져 예년과 달리 기온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보한 상태다.

인천연탄은행 정성훈 대표는 "연탄은 난방을 해야 할 때에 제때 보급하는 것이 중요한데, 기부가 줄어 시기를 놓칠까 걱정 된다"며 "지금도 겨울철 홀몸노인의 독거사가 빈번히 일어나 시민들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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