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은 밥과 김치가 최고다. 김치 요리의 역사 속에 변화무쌍하게 등장한 요리는 수 십 가지다. 수많은 요리 중에 퓨전 요리의 원조인 의정부 부대찌개가 있다. 부대찌개의 역사에는 아픔이 따른다. 가난한 시대의 애환이 서려 있다. 의정부 부대찌개 역시 서민의 애환이 담긴 음식이다. 신 김치가 들어가 개운한 맛을 내고 두부, 대파와 고추장이 어울려 칼칼하고 시원한 맛을 더한다.

김치와 햄, 소시지가 만나 보글보글 감칠맛 나게 어우러지는 원조 맛을 느낄 수 있는 장(場)이 열린다. 21∼22일 열리는 의정부 부대찌개 축제가 그 곳이다. 따뜻한 음식을 먹고 싶은 계절이다. 이번 축제에서 우리네 음식의 깊은 맛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
# 푸짐한 서민 음식의 상징. 의정부 부대찌개

1960년대를 전후해 태어난 부대찌개 음식은 미군 부대에서 흘러 나온 햄과 소시지 등을 볶음으로 먹다가 김치, 파, 두부 등을 추가하면서 별미 찌개로 탄생했다. 서양 식 재료의 느끼한 맛을 김치의 개운한 맛이 만나서 독특한 찌개로 만들어진 것이다. 부대찌개는 맛이나 가격 면에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서민 음식이다.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연 집은 오뎅식당이다.

1968년 문을 연 후 지금까지 3대에 걸쳐 성업 중이니 부대찌개 사랑이 얼마나 뜨거운지 짐작할 수 있다. 의정부 부대찌개는 전국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대중 음식이다. 최근에는 중국인이 즐겨 먹는 한식 2위로 뽑히기도 했다. 부대찌개는 맛이나 가격에서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서민 음식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부대찌개에는 햄과 소시지, 김치, 두부, 당면, 대파, 고추장, 마늘 등이 넉넉하게 들어가서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김치와 햄, 소시지 등이 얼큰한 육수와 함께 냄비에서 보글보글 끓는 모습은 식욕을 불러 일으킨다. 햄과 소시지와 김치부터 밥에 얹어 먹다가 라면을 넣어 끓이면 더욱 풍성한 밥상이 된다. 수입 햄과 소시지를 빼고 다른 음식 재료는 직접 만든다. 김치는 1년 치 김장을 하고 동치미와 어묵 볶음 등 반찬은 직접 만든다.

부대찌개의 개운함을 살리는 비결은 식당마다 다르다. 젊은 세대의 요구에 따라 부대찌개의 변신은 끊임이 없다. 찌개에 채수를 부어가면서 떡과 만두와 다양한 면 사리를 넣어 먹는데, 첨가되는 재료에 따라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 1인 분도 주문 가능해서 혼밥으로도 즐길 수 있다.

▲ 부대찌개 축제에 참석한 외국인들
# 경기 북부의 명물 부대찌개 거리

경전철 의정부중앙역 부근을 가면 의정부의 명물 부대찌개 거리가 있다. 거리 입구에는 부대찌개 탄생의 배경에 대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안내문은 고난의 한국 현대사와 굶주렸던 서민의 아픔이 오히려 별미를 창조해낸 역사의 아이러니를 설명하고 있다.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끓어 먹었던 찌개가 지역의 명물이 돼 250m 가량의 맛 골목을 형성하고 있다. 이젠 이곳에서 매년 축제도 열린다. 부대찌개의 역사는 한을 해학으로 풀어내던 우리네 마당놀이와 닮았다. 14여 곳의 음식점이 성업하고 있는 이곳에서는 전국 어디에서도 흉내 낼 수 없는 부대찌개의 참맛을 만날 수 있다.

▲ 음식 준비에 한창인 주민들의 모습
 매년 10월에 열리는 의정부 부대찌개 축제에서는 부대찌개 무료 시식 퍼포먼스, 시민 노래자랑, 어린이 인형극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펼쳐진다. 세계의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고, 흉내 낼 수 없는 의정부 부대찌개거리. 결코 화려하진 않지만 싸고 깊은 맛을 내는 부대찌개는 의정부의 대표 브랜드이자, 역사가 녹아 있는 삶의 맛이다. 의정부 부대찌개가 만들어진 시기에는 한국전쟁 이후 미군이 주둔했던 의정부의 역사적인 배경이 있다. 미군의 대규모 기지가 있던 의정부에는 일찌감치 미군 물자가 흔했다. 의정부 제일시장에서 팔리던 여러 물자 가운데 햄과 소시지를 이용한 요리는 지역의 별미로 인기를 끌었다. 부대에서 흘러 나온 음식 재료라는 의미에서 ‘부대’라는 이름이 붙었다. 1960년대부터 부대찌개를 만들어 팔던 원조 식당이 식객에 소개되고 부대찌개가 인기를 끌면서 부대찌개 골목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가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러한 명성으로 2009년에는 경기도의 부대찌개 특성화 음식거리로 지정됐다. 의정부 부대찌개 축제를 구경하고 경기북부 최대 전통시장인 제일시장을 돌아보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 업소

▶의정부 명물찌개 : 의정부동 220-31번지 (☎031-846-9977)

▶양주식당 : 태평로 137번길 27 (의정부동) (☎031-846-3421)

▶형네식당 : 호국로1309번길 9 (의정부동) (☎031-846-4833)

▶오뎅식당 : 호국로1309번길 7 (의정부동) (☎031-842-0423)

▶장흥식당 : 호국로 1309 (의정부동, 지상 1층) (☎031-846-1449)

▶초원식당 : 태평로133번길 21 (의정부동) (☎031-856-1178)

▶보영식당 : 태평로133번길 26 (의정부동) (☎031-842-1129)

▶경원식당 : 호국로1309번길 12 (의정부동) (☎031-846-5464)


14-3.jpg
▲ 의정부 실내빙상장
# 체험포인트-연계코스 의정부 실내빙상장

의정부 종합운동장 내에 위치한 체육시설로 이용시간 내에 방문하면 사계절 내내 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다. 스케이트 대여도 가능하다

주소 : 경기도 의정부시 체육로 136

연락처 : 031-828-4855

이용시간 : 오전 10시~오후 5시 50분

휴무일 : 명절 연휴 / 시설정비의 날(4월~6월, 9월~11월 마지막주 금요일) / 빙상대회 시

이용요금 : 일반 3천500원 / 청소년 3천 원 / 어린이 2천500원 *스케이트 대여료 3천 원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