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오전 염태영 수원시장이 일본군 위안부 희생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 버스 동승식에 참석해 소녀상을 바라보고 있다.&#10;  <수원시 제공>
▲ 19일 오전 염태영 수원시장이 일본군 위안부 희생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 버스 동승식에 참석해 소녀상을 바라보고 있다. <수원시 제공>
19일 오전 7시 35분께 수원시 권선구 곡반정동 차고지 내 92번 버스 안. 아침 출근길 버스에 탑승하려던 승객들이 차량에 오르자, 마치 반가운 지인이라도 만난 듯 환한 웃음을 지었다.

버스 앞 좌석 쪽에 설치돼 있는 좌석에 고운 한복을 차려놓고 버스에 탑승한 ‘평화의 소녀상’을 봤기 때문이다.

이 소녀상은 2011년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부부 작가 김운성, 김서경씨의 작품이다. 귀 밑을 살짝 덮는 단정한 단발머리와 가볍게 살짝 말아 쥔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굳게 다문 입술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승객 김모(21)씨는 "너무 생동감 있게 소녀상을 제작해 마치 살아있는 분인 줄 알았다"며 "학교에서 수업을 받기 위해 버스에 탔다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린 소녀상을 만나 당시 당했던 끔찍한 고통과 역사의 아픔을 다시 생각해 보는 등굣길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이 버스를 운전한 용남고속 민영훈 기사도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버스에 소녀상이 탑승하니, 감회가 남다르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며 "버스기사로서 소녀상에게 수원 구경을 시켜주는 듯한 기분도 들어 뿌듯하다"고 했다.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단체인 수원평화나비가 수원시와 버스회사에 협조를 받아 탑승하게 됐다. 27일까지 9일 동안 시민들과 함께 버스에 동승해 수원을 돌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와 인권 회복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수원평화나비 관계자는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죄를 이끌어 내고 불행한 역사가 다시는 비극적으로 반복이 되지 않도록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을 위해 끝까지 연대해 평화로운 세상이 이뤄지는 날이 올 때까지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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