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화학산업의 글로벌 기업인 OCI의 이수영 회장이 지난 21일 만 75세의 일기로 영면했다.

 이 회장은 1942년 9월 ‘마지막 개성 상인’이라 불리는 고(故) 이회림 창업주의 여섯 자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1970년 경영 위기에 몰린 동양화학(OCI의 전신)에 전무이사로 입사했다.

 과감한 경영적 판단과 다각적 경영 정상화 노력으로 단기간에 회사의 위기를 극복한 입지전적 인물로, 1996년 회장으로 취임해 최근까지 회사 경영을 총괄해 왔다.

 폭 넓은 인적 네트워크와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을 바탕으로 이 회장은 프랑스 롱프랑사와 합작해 한불화학을 설립했고, 미국 다이아몬드 샴록사와는 한국카리화학을 세웠다. 독일 데구사와는 오덱을, 일본 스미토모화학과는 동우반도체약품을 설립했다. 2001년 동양제철화학으로 사명을 바꾼 이 회장은 석유·석탄화학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그는 미국 와이오밍 소다회 공장을 인수해 세계 3위의 소다회 생산업체로 회사를 키웠으며, 2006년에는 태양전지 등 신재생 에너지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해 글로벌 ‘톱 3’ 메이커로 도약했다. 2012년에는 400㎿ 규모 미국 알라모 태양광 발전소 계약을 수주하고 지난해 성공리에 완공했다. 이 회장은 2004∼2010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직을 맡으며 기업의 투명경영과 윤리경영 실천에 앞장섰다. 그는 제17~18대 인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 했다.

 ‘남에게 피해줄 일, 욕먹을 일은 애당초 하지 말라. 돈을 버는 일은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는다’는 말을 항상 강조하며 ‘사람이 곧 기업’이라는 창업 정신으로 화학 전문인재 육성에 노력한 그였다.

 백우석 OCI 부회장은 "고인은 OCI를 재계 24위의 기업으로 키웠고, 국내외 기업과 함께 한국 화학산업과 경제의 미래를 항상 걱정하고 이를 타개할 방안을 제시해 왔다"며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나게 돼 당황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고인의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인천 남구 DCRE 사옥에서도 23일부터 분향소가 운영된다. 발인은 25일 오전 8시, 장지는 경기도 동두천시 예래원 공원묘지이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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