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와 원소가 자웅을 결정하는 관도대전의 서막이 올랐을 때였다. 초전에서 조조군이 연패를 거듭했다. 원소군의 맹장 안량의 무용이 절륜했기 때문이었다. 마침내 조조는 관운장을 불러 대처하게 됐다. 원래 관운장에게 공로를 세우게 하면 떠날 것이 염려돼 가능한 부르지 않으려 했으나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달려온 관운장이 산 위에 올라가 안량의 선봉대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보기에 마치 흙으로 빚은 닭이나 기와로 만든 개들 같소이다."

 조조는 깜짝 놀랐고, 너무 큰소리치는 것이 아닌가 의심했다. 그러나 관운장은 적토마에 올라 청룡도를 비껴들고 단숨에 달려가 안량의 목을 베어서 조조에게 바치니 모두들 크게 칭송해마지 않았다.

 적폐 청산이니 정치 보복이니 하는 설전이 오가는 요즘이다. 워낙 한심했던 검찰의 칼날이고 보니 의구심도 들고 한편으로는 약간의 기대감도 든다. 선무당 사람 잡는 것이 아니라면 오늘날 우리 사회에 켜켜이 쌓인 숱한 문제를 일도양단하는 그런 기세가 그립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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