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하대의 발전은 구성원 공동의 목표의식 공유와 실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자부합니다. 이는 학생과 교수 등 모든 구성원의 노력이 집약된 결과입니다. 앞으로도 교육여건 등을 감안해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는 등 2023년까지 전국 대학평가 6위를 목표로 노력하고자 합니다."

인하대학교가 전국 상위권 대학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중앙일보가 실시한 ‘2017 대학평가’ 종합평가에서 전국 8위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10위)보다 2계단 상승한 순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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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자 인하대 총장. <인하대학교 제공>
특히 인하대는 이번 평가에서 학생 중심의 교육과 연구실적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과 계열의 경우 ‘신입사원으로 뽑고 싶은 대학’과 ‘입학 추천 대학’에서 각각 6위를 차지하는 등 평판도 높다. 최순자 인하대 총장은 이와 같은 인하대의 발전에는 구체적인 목표 설정이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학교 구성원과 학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충분히 논의한 뒤 목표를 세운 것이다.

단과대학별 연구실적, 교과과정 개편, 연구공간 조성 등 학교 주요 현황을 매년 분석해 업데이트하면서 공유했다. 학기마다 한 눈에 보이는 데이터 변화는 구성원들이 개선 방안에 대해 고민하도록 하는 동기부여가 됐다.

최 총장은 "매년 학교 주요 현황을 분석한 이 자료는 우리 학교가 현재 어디쯤 와 있는지,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며 "교원 상담비율이나 수강인원별 강좌 개설 등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항목에 대해서는 잘 되고 있는 학과가 다른 학과에게 노하우를 알려주며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인하대 전체 전임교원 강의 비율은 2015년 1학기 54.7%에서 2017년 2학기 65.3%로 10% 가까이 증가했다. 전임교원 확보율(임상 제외)은 2012년 65.3%에서 올해 71%로 늘어나는 등 교육역량과 교육의 질이 강화됐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상담 비율도 단과대학별로 2015년 2학기 평균 35%에 불과했지만 올해 87%까지 크게 오르는 등 학생중심의 교육도 실현 중이다. 이는 학생들이 교육 현장으로 되돌아오도록 하는 원동력이 돼 ‘중도 포기율’도 훨씬 낮아졌다.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학생들의 고민을 해결하고, 학점도 자연히 오르는 등 학업 중단 사례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지난 학기 학점이 0.66에 불과했던 한 학생은 학습태도 개선과 상담 등으로 이번 학기에 무려 3.17의 학점을 받기도 했다. 올해 학사경고를 받았던 학생 44명 중 종합적인 상담과 관리를 통해 구제된 학생은 32명이다.

최 총장은 "학생들의 중도 포기는 실제로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고자 하는 경우도 있지만 조금만 지각해도 수업에 들어가지 않아 낮은 출석률을 기록하는 등 개선 가능한 경우도 있다"며 "우리 학교에 입학할 정도면 어느 정도 소양이 있다고 믿었고, 100% 아이들의 책임만은 아니라고 생각해 아이들이 다시 공부하게끔 하는 환경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학생들의 중소기업 인턴십 경험과 현장 실습 참여 유도, 다양한 취업 프로그램 운영 등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취업 여건도 조성했다. 그 결과, 인하대는 졸업생 창업활동 및 창업 교육비율 1위, 현장실습 참여비율 19위 등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현장실습 참여비율은 지난해(44위)보다 25계단이나 상승했다. 이처럼 중도 포기율 감소와 순수·유지 취업률 증가는 이번 대학평가에서 학생 교육 및 성과 부문에서 3위를 차지한 원동력이 됐다. 인문사회계열의 약진도 눈에 띈다. 그동안 인하대는 이공계열에 비해 인문사회계열이 묻히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평가에서 인하대 인문계열은 9위를 기록했다. 국내 논문 당 피인용 3위 등 교수들의 연구 성과에서 좋은 평가를 얻은 덕분이다.

 당초 인하대는 교수들에게 1년에 한 번씩 연구비를 지급했지만 인문사회계열의 경우 지난 2015년부터 두 번씩 주고 있다. 나아가 추가 연구가 가능한 교수, 외국에 논문 제출이 가능한 교수 등을 전략적으로 발굴해 연구비를 더 지급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최 총장은 "이공계 교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이공계 국내 연구비를 보류하는 대신 이를 인문사회계열에 지급해 연구할 수 있도록 했다"며 "2015년 2학기 처음 추진한 이후 올해부터 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결국 인문사회계열 약진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여전히 개선해야 할 부분도 남아 있다. 바로 교육여건 부문이다. 최근 외국인 학생 비율이나 전임교원 강의 비율, 강의 규모 등 다방면에서 개선되고는 있지만 기숙사 수용률이나 등록금 대비 장학금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최 총장은 "특히 최근 수도권을 벗어난 지방의 좋은 학생들이 오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찾고 노력하면서 지방 학생 입학률이 2% 늘어나는 등 변화가 있었지만 아직 기숙사나 장학금 등에서는 학교가 나서서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느낀다"며 "내년 학부 장학금 확대 등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앞으로 최 총장은 이공계열은 물론 인문사회계열의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종합대학으로서의 균형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이론 중심의 교육이 아닌, 산학 연계 활성화 등 실용적인 교육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학 강의에 현장 중심의 교과목 개설을 늘리는 한편, 이공계열에서는 신임 교수가 학력 등 이력보다는 산업 현장의 풍부한 경험을 갖춘 것을 선호한다. 교수 초빙평가 지표 역시 논문을 요구하지 않고 가장 성공적으로 수행한 프로젝트를 제출하도록 하는 등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이 외에도 타 대학의 산학 연계 모범사례를 벤치마킹해 인하대 접목 방안도 모색 중이다.

 최 총장은 "우리 학교가 공대로 시작한 만큼 이공계열이 강해 인문사회계열이 파묻히는 경향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균형적으로 발전하자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지난해보다 올해 평가에서 전반적으로 5점이 오르는 등 학교가 개선되고는 있지만 앞으로 구성원들과 함께 세세한 부분까지 발전 방안을 구상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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