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하대의 발전은 구성원 공동의 목표의식 공유와 실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자부합니다. 이는 학생과 교수 등 모든 구성원의 노력이 집약된 결과입니다. 앞으로도 교육여건 등을 감안해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는 등 2023년까지 전국 대학평가 6위를 목표로 노력하고자 합니다."
인하대학교가 전국 상위권 대학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중앙일보가 실시한 ‘2017 대학평가’ 종합평가에서 전국 8위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10위)보다 2계단 상승한 순위다.
단과대학별 연구실적, 교과과정 개편, 연구공간 조성 등 학교 주요 현황을 매년 분석해 업데이트하면서 공유했다. 학기마다 한 눈에 보이는 데이터 변화는 구성원들이 개선 방안에 대해 고민하도록 하는 동기부여가 됐다.
최 총장은 "매년 학교 주요 현황을 분석한 이 자료는 우리 학교가 현재 어디쯤 와 있는지,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며 "교원 상담비율이나 수강인원별 강좌 개설 등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항목에 대해서는 잘 되고 있는 학과가 다른 학과에게 노하우를 알려주며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인하대 전체 전임교원 강의 비율은 2015년 1학기 54.7%에서 2017년 2학기 65.3%로 10% 가까이 증가했다. 전임교원 확보율(임상 제외)은 2012년 65.3%에서 올해 71%로 늘어나는 등 교육역량과 교육의 질이 강화됐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상담 비율도 단과대학별로 2015년 2학기 평균 35%에 불과했지만 올해 87%까지 크게 오르는 등 학생중심의 교육도 실현 중이다. 이는 학생들이 교육 현장으로 되돌아오도록 하는 원동력이 돼 ‘중도 포기율’도 훨씬 낮아졌다.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학생들의 고민을 해결하고, 학점도 자연히 오르는 등 학업 중단 사례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지난 학기 학점이 0.66에 불과했던 한 학생은 학습태도 개선과 상담 등으로 이번 학기에 무려 3.17의 학점을 받기도 했다. 올해 학사경고를 받았던 학생 44명 중 종합적인 상담과 관리를 통해 구제된 학생은 32명이다.
최 총장은 "학생들의 중도 포기는 실제로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고자 하는 경우도 있지만 조금만 지각해도 수업에 들어가지 않아 낮은 출석률을 기록하는 등 개선 가능한 경우도 있다"며 "우리 학교에 입학할 정도면 어느 정도 소양이 있다고 믿었고, 100% 아이들의 책임만은 아니라고 생각해 아이들이 다시 공부하게끔 하는 환경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학생들의 중소기업 인턴십 경험과 현장 실습 참여 유도, 다양한 취업 프로그램 운영 등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취업 여건도 조성했다. 그 결과, 인하대는 졸업생 창업활동 및 창업 교육비율 1위, 현장실습 참여비율 19위 등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현장실습 참여비율은 지난해(44위)보다 25계단이나 상승했다. 이처럼 중도 포기율 감소와 순수·유지 취업률 증가는 이번 대학평가에서 학생 교육 및 성과 부문에서 3위를 차지한 원동력이 됐다. 인문사회계열의 약진도 눈에 띈다. 그동안 인하대는 이공계열에 비해 인문사회계열이 묻히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평가에서 인하대 인문계열은 9위를 기록했다. 국내 논문 당 피인용 3위 등 교수들의 연구 성과에서 좋은 평가를 얻은 덕분이다.
당초 인하대는 교수들에게 1년에 한 번씩 연구비를 지급했지만 인문사회계열의 경우 지난 2015년부터 두 번씩 주고 있다. 나아가 추가 연구가 가능한 교수, 외국에 논문 제출이 가능한 교수 등을 전략적으로 발굴해 연구비를 더 지급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최 총장은 "이공계 교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이공계 국내 연구비를 보류하는 대신 이를 인문사회계열에 지급해 연구할 수 있도록 했다"며 "2015년 2학기 처음 추진한 이후 올해부터 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결국 인문사회계열 약진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여전히 개선해야 할 부분도 남아 있다. 바로 교육여건 부문이다. 최근 외국인 학생 비율이나 전임교원 강의 비율, 강의 규모 등 다방면에서 개선되고는 있지만 기숙사 수용률이나 등록금 대비 장학금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최 총장은 "특히 최근 수도권을 벗어난 지방의 좋은 학생들이 오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찾고 노력하면서 지방 학생 입학률이 2% 늘어나는 등 변화가 있었지만 아직 기숙사나 장학금 등에서는 학교가 나서서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느낀다"며 "내년 학부 장학금 확대 등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앞으로 최 총장은 이공계열은 물론 인문사회계열의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종합대학으로서의 균형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이론 중심의 교육이 아닌, 산학 연계 활성화 등 실용적인 교육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학 강의에 현장 중심의 교과목 개설을 늘리는 한편, 이공계열에서는 신임 교수가 학력 등 이력보다는 산업 현장의 풍부한 경험을 갖춘 것을 선호한다. 교수 초빙평가 지표 역시 논문을 요구하지 않고 가장 성공적으로 수행한 프로젝트를 제출하도록 하는 등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이 외에도 타 대학의 산학 연계 모범사례를 벤치마킹해 인하대 접목 방안도 모색 중이다.
최 총장은 "우리 학교가 공대로 시작한 만큼 이공계열이 강해 인문사회계열이 파묻히는 경향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균형적으로 발전하자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지난해보다 올해 평가에서 전반적으로 5점이 오르는 등 학교가 개선되고는 있지만 앞으로 구성원들과 함께 세세한 부분까지 발전 방안을 구상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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