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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재 상산고등학교 1학년 1반
우리가 학교에서 다루는 과목은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우리는 대체 왜 역사를 공부할까? 고등학생인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철학의 관점이 아닌 정서의 관점으로 생각해 보고자 한다. 대개 역사가 우리에게 불러일으키는 감정은 분노, 회한, 연민 등이다. 자기 자신의 일이 아닌데도 이렇게 격렬한 정서가 생겨나는 것은 우리 민족이라는 동질감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역사를 알고 있다는 전제 하에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다. 우리 역사를 모른다면 우리와 우리 이후의 세대들은 동북공정에 대한 분노와 일제강점기를 통한 회한, 그리고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연민조차 느낄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왜?’와 ‘어떻게?’를 아는 것이다. 그러한 감정이 마음속에 강하게 맴돌고 있다면, 정확한 지식을 통해 그것들을 끄집어낼 수 있어야 한다. 적어도 우리 역사, 우리 민족에 관한 일이라면 억울함을 토로하고 연민을 전파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러지 못하다. 역사는 그저 암기과목이라는 범주로 치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알아갈 때의 마음가짐부터가 변화될 필요가 있다. 역사를 아는 것은 으스대기 위해서도 아니고 시험을 위해서도 아니다. 우리 민족의 정서를 대대로 이어받고 인지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다. 모르는 것이 잘못이 되지는 않지만 부끄럽고, 부끄럽고, 또 부끄러워 해야 할 일이며, 역사에 있어서는 더더욱 그렇다.

 대체 왜 역사를 공부할까에 대한 해답은 그저 진정한 ‘한국인’이 돼 가는 과정 중 중요한 일부분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역사에 관한 사람들의 인식이 알면 좋은 것이 아닌, 당연히 알아야 하는 것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새 역사를 만들지만, 우리를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역사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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