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우려를 감안해 사용하는 저선량 CT(컴퓨터 단층촬영)의 진단율이 일반 CT와 다르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24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국내 20개 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3천74명의 충수염(맹장염) 의증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일반선량 CT 대비 저선량 CT의 임상결과(불필요한 충수절제율, 충수천공율) 및 진단율이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은 무작위로 CT 검사를 받았고, 저선량 CT 검사를 받은 환자 중 559명, 일반선량 CT 검사를 받은 환자 중 601명이 충수절제술을 받았다.

이 중 불필요한 충수절제율은 각 3.9%와 2.7%로, 양 군이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충수천공률에서도 큰 차이가 없어 저선량 CT가 일반선량을 대신할 수 있음이 입증됐다.

그동안 방사선량이 적은 저선량 CT기법이 보급되고 있지만 일반선량 CT에 비해 다소 낮은 화질은 의료진의 사용 저하를 만드는 요인이었다.

이경호 교수는 "국내에서 매년 9만 명 정도가 충수절제술을 받고 있고, 충수염 의증으로 CT를 촬영하는 인구는 수술인구의 2∼3배에 달한다"며 "이번 연구가 주요 병원에 저선량 CT 기법으로 확립돼 방사선 노출에 의한 잠재적 암 발생의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앞서 2012년 의학계 최고 권위지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저선량 CT의 충수염 진단’과 관련한 선행 연구 결과를 게재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는 대진의료재단 분당제생병원과 순천향대 부천병원, 한림대 성심병원, 분당서울대병원, 가천대 길병원, 중앙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원광대병원, 순천향대 서울병원, 고려대 안산병원, 강북삼성병원,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세브란스병원, 고려대 구로병원, 강원대병원, 원광대 산본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서울대병원, 전남대병원, 제주대병원 등 소속 연구자 177명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란셋 계열의 ‘The Lancet Gastroenterology & Hepatology’에 게재됐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